소방서 앞에서 달아난 남성 알고 보니‥"얼굴 없는 천사"

김은초 2023. 12. 29.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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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추운 겨울이지만 연말마다 이름과 얼굴을 숨긴 채 이웃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네는 분들이 있습니다.

몸바쳐 수고한 소방대원들을 위한 몰래 선물, 21년째 빠짐없이 이어진 연탄 기부.

우리 주변에는 그래도 천사들이 많이 있나 봅니다.

김은초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 늦은 밤, 119 안전센터 앞에 검은색 승합차가 들어옵니다.

한 사람이 내리더니, 차에서 상자를 하나씩 옮겨 119 안전센터 앞에 쌓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갑자기 차에 올라타더니 트렁크 문도 닫지 않은 채 떠납니다.

[최지웅/청주서부소방서 복대119안전센터] "저희가 나가기 전에 벨이 울리잖아요, 출동 벨이. 그거 소리 듣자마자 차를 빼시더라고요."

상자 더미에는 간식과 함께, 소방·구급차에 두 달 정도 쓸 수 있는 요소수가 들어 있었습니다.

[최지웅/청주서부소방서 복대119안전센터] "이게 뭔가 해서 처음에는 조금 당황했는데, 바로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문구를 보자마자 그때 웃음이 나왔어요. 우스갯소리로 '아, 산타가 있구나'…"

앞서 다른 119 안전센터에서도 저녁 시간 한 남성이 상자를 두고 갔습니다.

상자 안에는 겨울철 구급차 운행에 필요한 차량 용품이 가득했습니다.

[김세중/청주서부소방서 사직119안전센터장] "한 분이 뛰어가시더라고요. 한겨울을 날 정도의 그런 안전물품을 갖다주신 것 같아요."

제천 시청에는 편지와 함께, 1천5백만 원에 이르는 연탄 보관증이 익명으로 전달됐습니다.

연탄 기부는 21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향연/제천시 사회복지과] "매년 동일하게 (연탄) 2만 장씩 기부하고 계세요. 저희가 제천시의 어려운 가구들을 추천해서 배송해 주고 있어요."

올해 충북에서 익명으로 기부된 금액은 약 4천만 원.

이 중 4분의 1은 12월 한 달 사이 이뤄졌는데 현금이 아닌 물품 기부까지 더하면 '얼굴 없는 천사'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MBC뉴스 김은초입니다.

영상취재: 이병학 (충북) / 영상제공: 청주서부소방서, 제천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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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병학 (충북)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57707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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