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 앵커 ▶
대학교수에게 폭언을 들은 대학원생이 숨지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유족들은 억울함을 호소하며 교수 징계를 요구했지만, 이 교수는 '그 학생에게 원래 문제가 있었다'는 등 책임을 학생 탓으로 돌렸습니다.
결국, 대학 측이 진상조사를 벌이고 해당 교수에 대한 징계에 나섰는데요.
그러자 이 교수는 교직원들을 상대로 한 무더기 소송전으로 맞섰고,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신고까지 했습니다.
조재영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숭실대학교 장 모 교수는 올해 1월 미국 가전제품전시회 CES에 학생 30여 명을 데리고 참관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행사에 참여한 대학원생이 귀국 사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숨진 대학원생 아버지 (음성변조)] "'교수님한테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자기는 이제 용서받을 수 없다' 계속 횡설수설하고…"
유족은 학교 인권위원회에 진상조사를 요구했습니다.
조사 결과 행사기간 내내 장 교수가 숨진 대학원생에게 인솔 업무를 떠넘겼던 게 확인됐습니다.
자신은 수시로 자리를 비우고 출국과 입국 모두 학생들과 따로 했습니다.
[당시 CES 참가 학생 (음성변조)] "제가 조교한테도 '어, 근데 교수님은 어디 가셨나요?' 이렇게 물어보면 '어디 갔는지 잘 모르겠다'…"
숨진 대학원생에게, "네가 인솔을 제대로 못 하니까 학생들이 안 따른다", "이거 완전 바보 아냐?"라며 공개적으로 여러 번 고성을 지르고 폭언한 사실도 드러났습니다.
하지만 장 교수는 "숨진 학생에게 정신적 문제가 있었다"며, "약을 먹이지 않은 무책임한 부모의 잘못"이라고 학생 측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숨진 대학원생 아버지 (음성변조)] "이런 사람 계속 놔뒀다가는 저희 딸 같은 사람 또 만들겠다, 스승 노릇을 하면 안 되는 그런 사람이라고 판단이 들고요."
숭실대 인권위원회는 "장 교수의 업무태만, 폭언, 2차 가해가 모두 인정된다"며 중징계를 의결했습니다.
그러자 장 교수의 무더기 소송전이 시작됐습니다.
위원회에 참여한 교수와 교직원들에게 각각 억대의 손해배상 소송을 걸었고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고발도 했습니다.
고용노동부엔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신고까지 했습니다.
그 사이 인권위의 중징계 의결은 최종 징계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의 징계인 견책으로 내려갔습니다.
숭실대 측은 외부인사가 참여한 징계위 논의 과정은 비공개라 자세히 설명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장 교수는 취재진에게 문자를 보내 "인권위 조사는 불공정했고 고인의 정신병력을 징계위가 자세히 알게 돼 경징계가 나온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유족 측은 교수에게 폭언을 듣고 난 뒤 정신적 충격으로 갑자기 환청과 망상이 생긴 게 사망의 원인이라고 반박했고, 학생들도 학교의 엄정 대처를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MBC뉴스 조재영입니다.
영상취재 : 김준형·김승우 / 영상편집 : 남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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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준형·김승우 / 영상편집 : 남은주
조재영 기자(jojae@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57704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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