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당한 토트넘, 'SON'이 할 수 있는 건 없었다!...세밀한 공격 전술 돋보였던 '갈매기 군단'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이 토트넘 홋스퍼를 상대로 전술적으로도 완승을 거뒀다.
브라이튼은 29일 오전 4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잉글랜드 브라이튼 앤 호브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토트넘과 경기에서 4-2로 승리를 거뒀다.
브라이튼은 8승 6무 5패 승점 30점으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끌어내리고 8위로 뛰어올랐다. 반면, 토트넘은 11승 3무 5패 승점 36점으로 5위에 머물렀다.
브라이튼은 전반 11분 만에 앞서갔다. 왼쪽에서 주앙 페드루가 수비수 5명을 제치고 오른쪽에 위치한 잭 힌셀우드에게 완벽한 찬스를 만들어줬다. 힌셀우드는 오른발 발등으로 강력한 슈팅을 쐈고, 그대로 선취골로 연결됐다.
전반 23분 페드루는 추가 득점을 뽑아냈다. 코너킥에서 대니 웰벡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키퍼를 속여 반대 방향으로 꽂아 넣었다. 브라이튼은 실점 없이 전반전을 2-0으로 앞선 채 마무리했다.
후반 18분 브라이튼은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의 페르비스 에스투피냔 투입 효과를 톡톡히 봤다. 제임스 밀너가 코너킥을 짧은 패스로 빠르게 에스투피냔에게 연결했고, 에스투피냔은 수비수가 붙지 않자 호쾌한 중거리 슈팅으로 토트넘 골망을 갈랐다.
브라이튼은 후반 28분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밀너를 대신해 투입된 야쿱 모데르가 빌리 길모어의 패스를 받아 논스톱 크로스를 시도했다. 에반 퍼거슨이 중앙으로 파고들며 볼을 컨트롤하던 순간 지오반니 로 셀소 발에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페드루가 다시 한번 굴리엘모 비카리오 골키퍼를 속이며 4-0으로 점수차를 벌렸다.
토트넘도 후반 36분 반격에 나섰다. 강력한 전방 압박을 통해 데얀 쿨루셉스키가 볼을 뺏어냈고, 손흥민에게 볼이 흘렀다. 손흥민은 침착하게 알레호 벨리스에게 패스했고, 벨리스가 만회골을 터트리며 한 골 따라붙었다.
후반 40분 토트넘은 한 걸음 더 추격했다. 페드로 포로의 크로스를 받은 벤 데이비스가 헤더골을 성공시키며 점수차를 좁혔다. 그러나 더 이상의 추격은 없었다. 토트넘은 후반전 추가시간 파상공세를 펼쳤지만, 브라이튼 수비진이 잘 막아내며 4-2 승리를 지켰다.
이날 경기에서 눈여겨볼 점은 양 팀 감독의 전술 대결이었다. 토트넘은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와 전방 압박으로 공격을 전개했다. 반면 브라이튼은 4-3-1-2 포메이션을 사용하며 중원에서 숫자 싸움에서 우위를 가져갔다.
경기 흐름도 당연히 압박과 탈압박의 싸움으로 흘러갔다. 그러나 브라이튼의 공격 전술은 세밀했다. 우선 브라이튼은 중원에서 수적 우위를 살려 공격을 풀어나갔다. 이후 공격 지역에서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살려줄 수 있는 세부 전술로 바뀌었다.
최전방 공격수 웰벡과 페드루는 좌우를 넓게 사용했는데, 특히 페드루가 왼쪽 측면으로 많이 빠져나갔다. 여기서 토트넘 수비가 한 쪽으로 몰리자 페드루에게 공간이 생겼고, 개인기가 좋은 페드루는 전환 패스를 받아 토트넘 수비수와 1대1 찬스를 맞이하게 됐다.
또한 페드루는 개인 플레이에 의존하는 게 아니라 동료들을 활용한 연계 플레이도 이어갔다. 2대1 패스, 풀백의 오버래핑 등 공격 상황의 이점을 모두 살렸다. 선취골 역시 페드루가 드리블을 통해 수비수 5명의 시선을 끌었고, 반대편에 노마크인 힌셀우드를 찾아 패스한 것이 주효했다.
페드루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모든 브라이튼 선수들이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 리턴 패스와 2대1 패스를 통해 공격 찬스를 만들어나갔다. 토트넘 수비진은 브라이튼의 공격에 정신을 차리지 못할 정도로 두들겨 맞았다.
브라이튼의 수비 전술은 토트넘 공격진을 괴롭혔다. 브라이튼은 촘촘하게 수비 간격을 유지했고, 좋은 라인 컨트롤을 선보였다. 실제로 토트넘은 후반전 히샬리송이 두 번이나 득점에 성공했지만, 모두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그렇다고 토트넘이 공격을 못한 것도 아니었다. 슈팅도 19-15로 더 많았고, 후방 빌드업도 나쁘지 않았다. 토트넘은 537번의 패스 중 456개를 성공 85%의 패스성공률을 달성했다.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토트넘은 네 번의 결정적인 찬스 중 2번을 놓쳤다. 브라이튼이 물론 7번의 결정적인 찬스 중 4번을 놓친 것과 비교하면 적은 수치이지만 일단 결정적인 찬스 자체가 브라이튼보다 적었다. 팀의 주포 손흥민은 전방에서 제대로 볼을 만져보지도 못했다.
또한 토트넘은 공격 상황에서 턴오버도 아쉬웠다. 브라이튼은 볼소유권을 122번 밖에 잃어버리지 않았지만, 토트넘은 무려 139회나 볼소유권을 넘겨줬다. 수비에서도 가로채기 11-13, 클리어링 12-29로 브라이튼에 밀리는 등 아쉬웠다.
결과적으로 본다면 브라이튼 데 제르비 감독이 토트넘 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전략 싸움에서 완벽하게 승리했다고 볼 수 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부상으로 빠진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 더벤, 제임스 매디슨과 퇴장 징계를 받은 이브 비수마의 공백이 아쉬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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