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리스크 대비하는 한은 "긴축 장기화로 위험 현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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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내년 통화 신용 정책 운영 방향과 관련해 긴축 기조를 거듭 밝힌 것은 물가 안정세가 내년 4분기 이후에나 목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내년 4분기 이후에나 목표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물가 흐름과 함께 경기 상황, 가계부채 등 금융 안정 측면의 리스크,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며 통화 긴축의 강도와 지속 기간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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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시스템에 대한 점검·조기경보 강화
PF 위험노출 큰 비은행 금융사 리스크도 유의
한국은행이 내년 통화 신용 정책 운영 방향과 관련해 긴축 기조를 거듭 밝힌 것은 물가 안정세가 내년 4분기 이후에나 목표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취약 부문의 잠재 위험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은이 29일 발표한 ‘2024년 통화 신용 정책 운영 방향’에 따르면 물가는 내년 하반기께 2%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한은은 “물가 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내년 4분기 이후에나 목표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물가 흐름과 함께 경기 상황, 가계부채 등 금융 안정 측면의 리스크,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며 통화 긴축의 강도와 지속 기간을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물가 상승률 둔화 속도가 기대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한은의 판단이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물가상황점검회의’에 참석해 “농산물 가격이 점차 안정되고 국제유가가 다시 크게 상승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물가 상승률은 둔화 추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나 그 속도는 완만할 것”이라며 “향후 물가 전망 경로상에는 유가, 농산물 가격 추이, 국내와 경기 흐름, 누적된 비용 압력의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평가했다.
한은은 이에 긴축 기조를 상당 기간 유지하면서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리스크에 대처하겠다는 입장이다. 한은은 “국내외 통화 긴축 기조 장기화 등으로 취약 부문의 잠재 위험이 현재화할 수 있는 만큼 금융시장과 금융 시스템에 대한 점검 및 조기 경보 기능을 강화하겠다”며 “또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가계·기업 부채 리스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건설 부문 부실, 비은행 금융기관의 유동성·신용 위험 등을 다각도로 분석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정책 당국과 ‘거시경제금융회의’ 등을 통해 금융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금융 안정 등 필요한 부문에 대해 정책 공조를 지속하겠다는 입장도 내놓았다.
특히 태영건설 등에서 촉발된 PF 위험과 관련해서는 “유동성·신용 위험이 현재화할 가능성이 잠재한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따라 부동산 위험 노출(익스포저)이 큰 일부 비은행 금융기관 리스크를 계속 유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한은은 또 공개시장운영 대상 기관에 자산운용사와 비은행 예금 취급 기관 중앙회 등을 포함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통화정책 파급 경로 등에 대한 영향력이 확대된 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현재 증권사 등 일부 비은행 금융기관이 통화안정증권이나 환매조건부채권(RP) 매매 대상 기관에 포함돼 있으나 새마을금고 중앙회 등 비은행 예금 취급 기관이 포함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은행 예금 취급 기관의 규모가 커진 만큼 일상적인 유동성 조절 과정에서 공개시장운영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한 방침이라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다만 자산 건전성이나 자산 규모 등 조건을 내걸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발생했던 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 등과 같은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한은이 RP 거래를 통해 유동성을 직접 공급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년 통화정책 결정 배경에 대한 정보 제공 또한 확대할 방침이다. 통화정책방향결정회의 때마다 금융통화위원회에서 논의된 주요 금융·경제 현안 분석 자료를 추가로 제공하기로 했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조지원 기자 jw@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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