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즐기고 있구나!" PL도 놀랐다...'유효슈팅 11개→10골' 역대급 골 결정력에 '함박웃음'
[포포투=김아인]
역대급 골 결정력을 선보이고 있는 황희찬이 올 시즌에는 환하게 웃고 있다.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28일 오전 4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브렌트포드에 위치한 지테크 커뮤니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PL 19라운드에서 브렌트포드에 4-1 승리를 거뒀다. 승점 3점을 획득한 울버햄튼은 11위에 위치했다.
시작부터 두 팀은 치열하게 경기를 운영했다. 적극적인 압박을 가세하며 빠른 템포의 전개가 오고 갔다. 먼저 골망을 흔든 것은 울버햄튼이었다. 전반 12분 마리오 르미나가 선제골을 성공시키면서 앞서나가기 시작했다.
이후 황희찬의 득점 감각이 폭발했다. 전반 13분 브렌트포드 수비진들이 빌드업하는 과정에서 울버햄튼이 적극적으로 상대를 압박했다. 이 과정에서 결국 패스 미스가 나왔고, 이를 놓치지 않은 황희찬이 그대로 골키퍼를 제치면서 빈 골대로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순식간에 2-0 상황이 됐지만, 브렌트포드도 한 골을 만회하며 추격을 멈추지 않았다. 그러나 울버햄튼이 다시 점수차를 벌렸다. 주인공은 황희찬이었다. 전반 27분 박스 안에서 흘러나온 공을 잡은 황희찬은 침착하게 수비를 제치고 마무리하면서 멀티골을 성공시켰다.
울버햄튼은 3-1로 앞선 상황에서 전반전을 마무리했고, 후반 33분 장크네르 벨레가르드의 쐐기골까지 나오면서 4-1로 대승을 거뒀다. 황희찬은 전반 종료 직전 부상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교체로 빠져 나왔다.
전반전만 소화했음에도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 기준으로 황희찬은 45분 동안 2골, 유효 슈팅 2회, 드리블 2회(4회 시도), 볼 터치 24회, 패스 성공률 77%(13회 중 10회 성공), 지상 경합 2회(7회 시도) 등을 기록했다. 평점은 8.2점을 받았다.
공식 MOM(Man Of The Match)으로도 선정됐다. PL 공식 사무국은 경기 종료 후 MOTM 투표를 진행했다. 전반전만 뛴 황희찬이 무려 78.4%라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MOM으로 선정됐다.
다행히 경기 종료 후 경미한 부상이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게리 오닐 감독은 영국 매체 '이브닝 스탠다드'를 통해 "황희찬의 부상은 단순한 경련이었다. 아시안컵 출전도 문제 없다. 에버턴전에서 복귀할 수 있었으면 한다. 긴장되는 상황이지만 부상 전보다 더 잘 움직이고 있다. 당분간 며칠 동안은 쭉 경과를 지켜봐야 한다"라고 전했다.
황희찬 역시 “큰 부상은 아닌 것 같다. 괜찮다. 골을 넣고 승리할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팀 동료들과 멋진 코칭스태프와 함께 만들었다. 동료들과 함께 뛸 수 있는 것을 즐기는 중이다. 동료들은 나에게 좋은 패스와 선택권을 제공했다. 나 역시 즐길 수 있었다"라고 말하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울버햄튼 역사에 기록을 남겼다. 축구통계매체 '스쿼카'는 황희찬이 울버햄튼 선수 중 PL에서 두 자릿수 골을 기록한 세 번째 선수가 됐다고 알렸다. 황희찬은 스티븐 플레처(2010-11시즌, 2011-12시즌), 라울 히메네스(2018-19시즌, 2019-20시즌)에 이어 이번 리그 10호 골로 두 자릿수 골을 넣은 울버햄튼 선수다.
PL에서도 황희찬을 조명했다. PL 사무국은 공식 채널을 통해 황희찬의 주요 득점 지표를 공개했다. 황희찬은 2021-22시즌, 2022-23시즌을 통틀어 57경기에 나와 유효슈팅 19번 중 8골을 기록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시즌이 절반만 진행됐음에도 19경기 동안 단 11번의 유효슈팅 만으로 10골을 기록했다. 유효 슈팅 대비 높은 득점 전환율을 기록하고 있는 황희찬이다. 황희찬은 기대 득점 5.72, 경기 당 득점 0.53을 기록했다.
황희찬은 2021년 여름 임대생 신분으로 처음 울버햄튼에 입성했다. 프리미어리그(PL)데뷔 후 첫 6경기 동안 4골을 넣었다. 활약을 인정받으며 반 년 만에 완전 이적에 합의했다. 2026년 여름까지 4년 반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시즌 황희찬은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뛰지 못했다. 선발로 뛴 경기가 12번에 그쳤고, 득점도 3골 밖에 넣지 못했다. 꾸준히 기회를 줬던 훌렌 로페테기 감독이 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면서 갑작스레 떠나면서 주전 경쟁에도 불안감을 높였다.
걱정은 기우였다. 개막 직후 황희찬은 주로 교체로 투입됐다. 1차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패했지만, 황희찬은 특유의 돌파력으로 좋은 인상을 남기며 시즌을 시작했다. 이후 2차전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전에서 시즌 첫 골을 신고했다. 에버턴전 직후 부상 소식이 알려졌지만, 크리스탈 팰리스를 만난 4차전에 출전해 자신의 두 번째 골을 신고했다.
득점력에 제대로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황희찬은 5라운드 리버풀을 상대로도 7분 만에 선제골을 기록했다. 루턴 타운전에서는 침묵했지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에서도 전반 4분 만에 시즌 4호 골을 넣으며 부진했던 울버햄튼의 해결사로 거듭나기 시작했다.
맨체스터 시티전을 앞두고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코리안 가이' 발언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황희찬은 1-1로 팽팽하던 맨시티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면서 보기 좋게 '코리안 가이'의 저력을 보여줬다. 대이변을 장식한 울버햄튼으로 인해 맨시티는 7경기 만에 리그에서 패배하며 무패 행진을 마감해야 했다.
새로운 별명을 얻은 황희찬의 활약은 10월에도 이어졌다. 맨시티전을 시작으로 꾸준히 선발 출전하며 거의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 황희찬은 아스톤 빌라전에서도 선발 출전해 후반 초반 네투의 패스를 득점으로 연결해 5호 골을 터트렸다. 9라운드 본머스전에서도 황희찬은 칼라이지치의 결승골에 패스를 보내며 도움을 기록했다. 1-1 상황에서 후반 43분 극적으로 터진 골로 울버햄튼이 극장 승리를 맛보게 됐다.
뉴캐슬전에서도 귀중한 동점골을 만들었다. 당시 뉴캐슬이 전반 동안 2골을 먼저 넣으며 2-1로 앞서가고 있었다.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PK를 헌납했던 탓에 황희찬은 고군분투했고, 자신의 실수를 완벽하게 무마하는 동점골을 기록했다. 리그 6호 골로 자신의 단일 시즌 PL 통산 최다골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황희찬의 골은 PL 10월 이달의 골 후보에도 올랐다. 황희찬은 야콥 브룬 라르센(번리), 잭 해리슨(에버턴), 브라이언 음뵈모(브렌트포드), 사만 고도스(브렌트포드), 디오고 달롯(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디 은케티아(아스널), 필립 빌링(본머스)와 함께 경쟁을 가졌다.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쟁쟁한 후보들과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 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대신 울버햄튼의 10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 울버햄튼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황희찬은 10월 세 번의 전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로 공헌했다. 사사 칼라이지치와 페드로 네투에 이어 울버햄튼의 세 번째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황희찬은 45%의 투표율로 2년 전에 이어 두 번째로 울버햄튼의 이달의 선수로 뽑혔다.
11월에도 황희찬의 활약은 계속됐다. 11라운드 셰필드전에서 팀은 아쉽게 1-2로 패배했지만, 황희찬은 후반 45분 벨레가르드의 동점골에 어시스트를 하며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이어갔다. 풀럼전에서는 스스로 페널티킥 기회를 얻어내면서 키커로 직접 나섰고, 완벽하게 성공시키면서 동점골을 만들었다.
이제는 완벽하게 울버햄튼의 핵심으로 떠오른 모습이다. 번리전에서 황희찬은 팀의 결승골을 만들며 PL 입성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달성했다. 이후 3경기 동안 침묵했지만, 브렌트포드전에서 멀티골을 뽑아내며 자신의 첫 PL 10호 골을 달성했다.
활약이 연일 이어지자 여러 클럽들이 황희찬을 노린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울버햄튼은 황희찬과의 재계약을 준비했다. 이탈리아 유력기자 니콜로 스키라는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2028년까지 계약 연장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영국 매체 '디 애슬래틱'도 "황희찬은 울버햄튼의 핵심 선수가 됐다. 울버햄튼은 재계약을 통해 그의 경기력에 보상을 줄 생각이다. 황희찬도 울버햄튼에 남고 싶어 한다. 협상은 긍정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가 게리 오닐 감독 밑에서 뛰는 걸 즐기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계약 연장이 예상된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결국 황희찬은 장기 계약에 합의했다. 울버햄튼은 22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황희찬은 2028년까지 새로운 장기 계약을 체결함으로써 클럽에 자신의 미래를 헌신했다. 연장 옵션 1년이 포함됐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연봉까지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황희찬은 구단 내 최고의 대우를 받게 됐다.
황희찬의 울버햄튼은 31일 치러지는 올해 마지막 경기가 될 에버턴전을 앞두고 있다. 이후 내달 1월 2일 아시안컵 소집에 합류할 예정이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이강인을 제외한, 손흥민 포함 대부분 선수는 소집규정에 맞추어 1월 2일 소속팀을 떠나 아부다비로 소집될 예정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다음달 12일에 개막하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 참가한다. E조에 속한 한국은 바레인, 요르단, 말레이시아와 맞붙는다. 먼저 내달 15일 바레인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갖는 한국은 20일 요르단과 2차전을 치른다. 그리고 25일 말레이시아와 최종전을 진행한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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