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인 줄 알았는데…턱이 왜 아프지?

김태훈 기자 2023. 12. 2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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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샘염 증상과 예방
바이러스·세균 감염 주요 원인
감기처럼 오한·발열 증상 동반
음식 씹거나 입 벌릴 때 ‘통증’
물 자주 마시고 수시로 온찜질
레몬 등 침 분비 돕는 음식 섭취

직장인 A씨는 최근 심한 발열·오한과 함께 입맛이 뚝 떨어지는 증상을 겪었다. 요즘 유행하는 독감이나 감기에 걸렸다고 생각해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종합감기약만 복용하며 버텼다. 일주일 정도면 호전될 줄 알았던 증상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 심해졌다. 오한·발열에 더해 턱 부위의 통증까지 심해져 입을 벌리거나 음식물을 씹는 것도 힘들어졌다. 결국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은 A씨는 ‘침샘염’이란 진단을 받고 치료 중이다.

침은 침샘에서 분비되는 소화액이다. 하루 평균 0.75~1.5ℓ 정도 분비되며 음식을 삼키기 좋도록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평소 구강을 촉촉하게 유지하는 기능과 함께 병원균에 대한 면역 방어 기능 또한 담당한다. 침이 나오는 주요 침샘은 설하선(혀밑샘), 이하선(귀밑샘), 악하선(턱밑샘)이다. 그 밖에도 입과 목구멍, 볼, 잇몸 등 입안 전체에 800~1000개의 작은 침이 있다. 바로 이 침샘에 다양한 원인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이 침샘염이다.

침샘염은 유행성 이하선염을 일으키는 바이러스 또는 세균에 감염될 때 주로 발생한다. 다른 질환이 있어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얼굴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때, 고령자 등도 침샘염이 발생하기 쉽다. 침이 원활히 흐르지 못하거나 나오는 길이 막힐 때도 발생하기 때문에 탈수, 외상, 약물 부작용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침샘과 침이 분비되는 관에 석회물질이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져 통로를 막는 타석증도 침샘염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다른 질환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기 때문에 오인하기가 쉬운데 침샘이 있는 입안 주변이 유독 아프고 붓는다면 침샘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 염증이 생긴 부위에 발열,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음식을 씹거나 입을 벌릴 때 통증이 더욱 심해진다. 염증 때문에 침 분비가 줄어 입이 건조해지는 증상을 보이기도 하며, 감염이 심한 경우 침샘에서 고름이 발생하기도 한다. 노영진 대동병원 귀·코·목센터 과장(이비인후과 전문의)은 “침샘염이 급성으로 오면 발열이나 오한 등 몸살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턱이나 귀밑 통증이 동반되거나 평소 겪었던 몸살감기 증상과 다르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과 함께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침샘염이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신속히 치료를 받지 못하고 방치하면 침샘농양이나 점액낭종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서 주의가 필요하다. 농양이 심하면 침샘을 절개해 배출하는 등 수술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있다. 일반적인 침샘염은 항생제를 복용하는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 만일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염증 상태를 더 면밀히 감별해야 할 때 컴퓨터단층촬영(CT)과 같은 영상의학 검사를 통해 침샘 및 주변 조직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구강위생을 잘 관리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생활습관을 바르게 하면 더욱 효과가 좋다.

평소 침샘염이 자주 발생한다면 특히 구강 위생에 신경을 써야 한다. 따뜻한 수건을 이용해 수시로 통증 부위를 마사지하며 식초, 라임, 레몬 등 신맛 나는 음식을 섭취해 침 분비가 잘되도록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노영진 과장은 “침샘염 예방을 위해서는 그 외에도 자극적인 음식을 삼가고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며 면역력을 챙기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고, 특히 흡연자에겐 금연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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