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좋을수록 덜 예민하고 자신감 높아”
학업성취도와 심리적 요인 분석
학업 성적이 좋은 학생에게 공통으로 나타나는 심리적 특성이 있을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예민한 정도와 완벽주의 성향은 덜하면서 내면의 자신감은 높은 특징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정부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오상훈 교수 연구팀은 학업성취도와 관련 있는 심리적 요인에 관해 분석한 연구 논문을 국제학술지 ‘BMC 사이콜로지’에 게재했다고 29일 밝혔다. 연구진은 학업성취도가 높은 집단으로 서울대 의대 재학생 102명을, 비교군으로 서울 소재 대학생 120명을 선정했다. 학업성취도는 수능 성적과 현재 학점으로 평가했으며, 심리요인으로는 스트레스 대처 방식, 성격 특성, 시험불안 정도, 완벽주의, 학업적 자기효능감 등을 측정했다.
분석 결과, 학업성취도가 높은 학생은 비교군보다 시험불안과 신경증적 성향(예민함·노이로제)이 낮았고, 사회부과적 완벽주의 성향도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부과적 완벽주의는 부모나 교사 등 주변 사람들이 학생 자신에 대해 엄격한 평가와 완벽함을 기대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말한다. 완벽주의 성향이 낮을수록 외부의 기대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학생들은 주어진 상황에서 스스로가 적절한 행동을 할 수 있다고 믿는 자기효능감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분석을 위해 활용한 여러 개의 심리요인 중 학업성취도와 직접 연관이 있는 요소로는 시험불안, 완벽주의, 신경증이 꼽혔다. 다만 연구진은 이들 요소뿐만 아니라 학업에서 ‘번아웃’을 느끼지 않도록 스트레스와 마음 건강 상태 역시 신경 써서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상훈 교수는 “예민한 성격은 성격 특성이므로 변화시키기 어렵지만, 시험불안이나 완벽주의는 인지행동치료 등을 통해 적절한 수준으로 조절할 수 있다”며 “시험불안이나 완벽주의는 아예 없애기보다는 적절한 수준으로 관리할 때 학업성취도를 향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기자 anarq@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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