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남과 모텔 가 이혼한 전처, 대기업서 출세…양육비 요구에 ‘퇴사’ 운운”

[사진 = 픽사베이]

아내의 외도로 이혼한 남성이 전 아내에게 양육비를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며 고민을 털어놨다.

29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이혼한 지 10년이 됐다는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스무살 때 만난 대학 동기와 오랜 연애 끝에 결혼했고, 1년 만에 아들을 낳았다.

그는 결혼 4년 차에 접어들었을 무렵 아내 B씨가 상간남과 모텔에 다녀온 사실을 알게 돼 협의 이혼했다. 아들의 친권자와 양육자는 A씨로 정했다.

A씨는 “양육비에 대해 따로 이야기 한 건 없었다”며 “이혼 당시 아내는 정신적 피해보상과 위자료로 전세금 1억2000만원 중 5000만원을 주기로 했고, 전세 대출금 7000만원도 본인이 지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500만원에 구입한 차도 내 앞으로 명의이전 해주기로 했다”며 “아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만나거나 연락하지 않고, 어떤 명목으로든 서로 소송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를 위반하면 상대에게 5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공증도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B씨는 전세금 1억2000만원을 빼 대출금 7000만원을 갚은 뒤 A씨에게 5000만원이 아닌 3500만원과 차량만 줬다.

이혼 후 10년이 지난 현재 A씨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매달 적자로 생활이 어려워졌다.

A씨는 “아들 학원도 보내기 힘들어졌는데 아내는 대기업에서 차장으로 승진하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고민 끝에 B씨에게 연락해 양육비를 달라고 했다.

그러나 B씨는 “이미 양육비를 한꺼번에 다 지급했고 약속한 대로 아들을 안 만났기 때문에 줄 수 없다”며 “이혼한 지 10년이 지났기 때문에 양육비를 청구할 권리도 소멸했다. 그래도 양육비를 청구한다면 퇴직하겠다”고 답했다.

사연을 들은 김언지 변호사는 “협의이혼 당시 공증을 한 합의서에 ‘정신적 피해보장 및 위자료’로 명시해 위자료 명목으로 지급한 것이지 양육비로 지급했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당시 지급하기로 한 1억2000만원의 위자료 중 7000만원은 신혼집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아 변제한 것에 불과하다”며 “자동차는 감가상각으로 인해 가치가 유지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두 사람이 달리 재산분할을 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볼 때 A씨가 양육할 수 있는 수준의 양육비를 일시에 지급한 것으로도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양육비 등 자녀의 양육에 관한 사항은 자녀의 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언제든지 다시 정할 수 있다”며 “B씨는 어머니로서 당연히 양육비를 지급해야 할 의무를 부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내의 주장대로 A씨가 이혼할 무렵 양육비 청구권을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언제든지 양육비의 분담에 관해 다시 정할 수 있다”며 “(B씨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기 위해 고의로 퇴직해도 그 전 월급을 기준으로 양육비가 정해진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