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도 주목한 '미친 결정력'…황희찬이 울버햄튼의 새로운 역사를 쓴 이유

이민재 기자 2023. 12. 2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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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희찬이 울버햄튼 역사를 바꾸고 있다.

[스포티비뉴스=이민재 기자] 울버햄튼의 황희찬(27)이 구단의 역사를 바꿔놓고 있다.

황희찬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브렌트포드와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전반 14분과 전반 28분 멀티골을 터뜨렸다.

4경기 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황희찬은 리그 9, 10호 골을 연달아 넣으며 프리미어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이로써 황희찬은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손흥민(토트넘) 이어 한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두 번째 한국인 선수로 이름을 남기게 됐다.

또한 리그 득점 부문 공동 4위인 11골의 손흥민(토트넘), 재러드 보언(웨스트햄)에 이은 단독 6위로 올라섰다.

왼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황희찬은 울버햄튼이 1-0으로 앞선 전반 14분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골키퍼로부터 공을 빼앗아 득점에 성공했다.

이어 2-1로 앞선 전반 28분에는 골대 정면 페널티 지역에서 왼발로 한 번 접어 골키퍼를 속인 뒤 오른발로 마무리해 멀티골을 완성했다.

황희찬은 이날 득점으로 울버햄튼 역사를 새로 쓰게 됐다. 황희찬은 울버햄튼 역사상 10골 이상 넣은 세 번째 선수가 됐다. 이전에는 스티븐 플레처와 라울 히메네즈가 각각 두 시즌 동안 기록을 올린 바 있다.

또한 구단 역사상 가장 빠르게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게 됐다. 그는 올 시즌 19경기에 나서 10골을 넣었다. 이전에 가장 빠른 페이스는 2010-11시즌 플레처가 20경기를 뛰면서 10골을 넣은 바 있다.

이번 시즌 황희찬의 활약은 대단하다. 울버햄튼에서 세 번째 시즌인 올해 이미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총 20경기서 11골 2도움을 기록 중이다. 데뷔 후 리그 최다골 기록을 갈아 치웠다.

2021-22시즌 울버햄튼에 임대로 합류한 황희찬은 2022-23시즌 완전 이적으로 팀을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활약했다. 첫 두 시즌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잦은 부상으로 컨디션 저하가 눈에 띄었다. 선발로 나서는 비중도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안정적인 득점이 나오지 않았다. 지난 시즌 32경기서 4골로 아쉬움이 컸다.

올 시즌에는 완벽하게 달라졌다. 일단 부상이 없다. 햄스트링과 허리 등을 다치기도 했지만 큰 부상이 아니다. 장기 결장할 정도의 부상은 여태까지 없었다. 꾸준히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러다 보니 리그와 팀 내 위상이 달라졌다. 리그 득점 부문 상위권을 달리고 있고, 팀 내 득점도 단연 1위다. 2위 마테우스 쿠냐(5골)와 6골 차이가 난다.

그는 기회만 오면 대부분 득점으로 만들 정도로 골문 앞에서 결정력을 드러내고 있다. 실제로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시즌과 올 시즌의 득점 기록을 비교했다.

▲ 황희찬이 울버햄튼 역사를 바꾸고 있다.

황희찬은 현재 19경기에서 11개의 유효 슈팅을 기록했다. 그중 10골을 넣었다. 득점 전환율이 대단했다는 증거다. 이미 프리미어리그는 10월에도 황희찬의 정확도를 주목한 바 있다. 당시에도 40% 이상의 적중률로 적은 슈팅에도 골로 연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조명했다.

이러한 활약과 함께 황희찬은 이적 루머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아스널이 공격력 보강을 위해 황희찬을 노린다는 소문도 퍼졌다.

울버햄튼은 황희찬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기존 계약이 2026년 여름에 끝나 협상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었다. 그러나 곧바로 재계약 협상에 나섰다. 황희찬과 구단, 게리 오닐 감독 모두 재계약에 긍정적이었다. 협상도 빠르게 마무리됐다.

오닐 감독은 영국 매체 '버밍엄 라이브'와 인터뷰에서 "황희찬이 정말 열심히 해줬기 때문에 기쁘다. 내가 여기에 온 뒤로 황희찬은 코치진, 팀 동료들에게 모든 것을 줬다. 중요한 골을 넣은 그가 우리 팀을 위해 더 오래 뛸 수 있게 돼 기쁘다"라며 재계약 소식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만약 황희찬이 계속 뛰고 그가 했던 것처럼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가 15골에서 20골 정도를 넘기지 못할 이유가 없다"라며 "프리미어리그는 어렵다. 해외에서 온 선수들이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울버햄튼의 맷 홉스 스포츠 디렉터도 "황희찬은 구단을 위해 모든 걸 쏟았다. 팬들은 이제 그가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활약에 감사하고 있다. 황희찬은 골을 넣고 있다. 오닐 감독의 팀에는 그게 중요한 부분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런 결정을 하는 데 경기력이 항상 중요하다. 하지만 황희찬은 이 팀을 사랑하고 팬들에게도 애정을 품는다. 이런 태도가 우리와 정말 잘 어울린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오닐 감독은 황희찬의 경기력에만 주목하지 않았다. 그는 "황희찬은 재계약 과정 협상에서 도움을 줬던 나와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겠다고 찾아왔다. 황희찬이 어떤 사람인지, 우리 팀에 얼마나 중요한 선수인지 알 수 있는 장면이었다"라며 인성까지 칭찬했다.

황희찬은 재계약과 함께 커리어 하이 시즌까지 보내면서 어느 때보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는 재계약 체결 소식과 함께 "여기서 더 지낼 수 있어 기쁘다. 동료, 스태프, 가족, 팬들에게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이곳의 삶, 축구를 포함한 모든 것을 즐기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계약에 그저 만족하지 않겠다. 이겨야 한다는 책임감을 더 느끼게 된다. 팀을 위해 싸울 준비가 돼 있다"라고 덧붙였다.

오닐 감독에 대해 칭찬까지 했다. 그는 "감독님이 믿음을 주시는 게 큰 도움이 된다. 모든 선수에게 그렇다. 우리 선수들은 감독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안다"라며 "우린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만족하지 않는다. 나도 팀, 팬,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 뛸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번 계약을 통해 황희찬은 팀 내 최고 연봉을 받게 됐다. 황희찬은 재계약 직전까지 주급 3만 파운드를 받았다. 팀 내 최고 주급은 파블로 사라비아(9만 파운드)였다. 이번 재계약으로 팀 내 최고 수준 연봉을 받는다고 알려졌다. 황희찬은 9만 파운드를 받게 될 전망이다.

팀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된 황희찬은 당분간 자리를 비우게 된다. 아시안컵에 승선하기 때문이다.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은 1월 12일부터 2월 10일까지 열린다. 한국은 우승을 도전하고 있다. 만약 한국 대표팀이 결승까지 진출하면 한 달가량 황희찬이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게 된다.

오닐 감독도 황희찬의 빈자리를 실감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황희찬이 대표팀 일정을 소화하기 위해 잠시 팀을 떠난다. 당연히 우리가 생각할 것도 늘었다"라며 "그는 최전방 스트라이커는 아니지만 우리 팀에서 사실상 9번 역할을 맡고 있다"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황희찬은 아시안컵 승선 전 에버턴과 마지막 경기를 펼칠 전망이다. 오는 31일 2023년 마지막 경기를 홈구장에서 치른다. 황희찬은 이날 2경기 연속 골과 승리를 정조준하고 있다.

▲ 황희찬이 울버햄튼 역사를 바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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