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들 위축, 딱 봐도 스트라이크인데…시도해봐야” 한화 41세 레전드가 본 ABS, KBO리그판 ‘개혁’

김진성 기자 2023. 12. 2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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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해설위원/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심판들이 위축되고 주눅든 게 보인다.”

KBO리그 2024시즌이 올 시즌과 가장 다른 두 가지는 피치클락과 ABS(투구자동판정시스템)다. 피치클락은 메이저리그에서 올 시즌 도입돼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ABS는 KBO리그가 세계최초다. 내년부터 주심은 이어폰을 끼고 ABS의 판독을 들은 뒤 스트라이크 혹은 볼을 외친다.

김태균 해설위원/마이데일리

KBO 야구규칙에 명시된대로,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판정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볼 판정에 대한 피로감은 심판들도, 팀들도 매우 크다. 더 이상 KBO리그에서 볼 판정으로 얼굴 붉힐 일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 이글스 레전드이자 KBS N 스포츠에서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김태균은 지난 2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김태균[TK52]를 통해 메이저리그 현직 스카우트와 ABS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태균은 도입 필요성은 인정했지만, 신중한 측면도 드러냈다.

시즌 초반에는 적응기 및 부작용 발생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김태균은 “높은 공이 떨어졌다고 치자. 높은 곳에서 들어갔기 때문에 볼이다. 그런데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간 뒤 떨어져서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올 수도 있다”라고 했다.

실제 야구규칙에 따르면 투구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면 어디로 흘러가든 스트라이크다. 당연히 타자들이 혼란스러워질 수밖에 없고, 커맨드 좋은 투수들은 이 부분을 적극 공략할 것이라는 게 김태균의 얘기다.

김태균은 “투수들의 변화구 궤적이 다 다르잖아. 커브가 스트라이크 존에서 바닥으로 떨어졌어. 그런데 존을 통과해서 스트라이크야. 타자가 칠 수 없는 공인데 스트라이크면 투수는 땡큐”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시즌 초반 적응만 하면 타자들도 이겨낼 수 있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는 ABS가 자리 잡히면 투고타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타자가 칠 수 없는 공에 스트라이크를 선언 받으면 그 다음엔 더 떨어지는 공에 손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김태균은 격하게 동의했다. “볼이라고 생각한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면 그 다음엔 더욱 볼로 들어오는 공에 손이 나가게 된다. 타자들이 불리한 게 맞다. 전력분석도 스트라이크 존만 분석하게 될 것이다”라고 했다.

ABS가 자리 잡으면 프레이밍의 시대는 끝날까. 이 부분은 현장의 의견이 엇갈린다. 김태균은 “결국 방망이 잘 치는 포수들만 쓰는거지”라고 했다. 나아가 “그냥 야구가 치고 받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 야구의 재미가 반감될 수 있다”라고 했다.

감독의 항의, 벤치클리어링도 사실 야구의 흥밋거리다. 인상 지뿌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즐거움의 요소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김태균은 ABS 도입으로 이런 흥미 요소는 사라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야구가 정적인 스포츠가 될 수 있다”라고 했다.

메이저리그도 도입을 하지 않은 상황서 ABS에 대한 논란은 어쩔 수 없이 생길 것이라는 시선이다. 김태균은 “또 결국 논란은 나올 것이다. 우리보다 메이저리그가 100년 이상 역사가 앞서가는데, 피치클락은 충분히 검증하고 도입했다. 그런데 ABS는 아직 도입을 하지 않았다. 아직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런 부분도 생각해볼 필요는 있다”라고 했다.

김태균 해설위원/마이데일리

그럼에도 김태균은 심판들이 위축된 모습이 보인다며 ABS 도입 필요성 자체는 인정했다. 김태균은 “심판들이 징계받고 2군 강등도 되고 하는데, 중계를 보면 심판들이 확실히 주눅들고 위축된 게 느껴진다. 딱 봐도 스트라이크인데 질책 받을까봐 애매하면 가만히 있고. 이런 걸 보면 (ABS를)시도해봐야 한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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