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민주당 임혁백 공관위원장, 공명정대한 혁신 공천 이끌라
더불어민주당은 29일 총선 공천관리위원장에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를 임명했다. 공관위원장에 외부 인사를 선임한 것은 2012년 19대 총선 때 강철규 전 공정거래위원장 이후 처음이다. ‘임혁백 공관위’에는 공명정대한 원칙 위에 미래 인재를 발굴해 공천 혁신을 주도할 책무가 주어졌다.
임 위원장은 저명한 원로 진보 정치학자다.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 자문 정책기획위원을 맡았고, 노무현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했다. 그는 그간 특정 팬덤에 휘둘리는 계파 정치를 비판해왔고, 최근 친문재인계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 주최 토론회에선 민주당에 쓴소리를 했다. 민주당은 공정한 공천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계파색이 옅은 외부 인사를 고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이재명계 일각에선 임 위원장이 지난 대선 경선 때 이재명 대표의 정책자문단에 속했다는 점을 들어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그만큼 비명계의 불공정 공천 우려가 크다는 방증이다. 임 위원장이 공천 심사·결정 과정에서 공정·균형·신뢰의 리더십을 보여주기 바란다.
지금 민주당은 분열의 고비에 서 있다.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김부겸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혁신과 통합을 요구하지만, 이 대표는 구체적 해법과 리더십은 아직 보여주지 못했다. 총선 일정이 다가오면서 공천 잡음은 점점 커지고 있다. 친명 지도부는 공천 룰을 선거일 1년 전까지 확정키로 돼 있는 당헌을 개정해 현역의원 평가 기준을 바꿨고, ‘호남 친명 후보자 추천 명단’이 나돌기도 했다. 비명계가 편파적 공천 가능성을 제기하는 심정을 이해 못할 바 아니다. 반면 뼈를 깎는 쇄신과 헌신, 특권 없이 정해진 룰로 경쟁하는 공천엔 친명·비명 모두 예외일 수 없다.
혁신과 통합은 따로 떨어져 있는 게 아니다. 공관위는 어느 계파에도 유불리가 치우치지 않고, 국민 눈높이에도 어긋남이 없는 잣대를 세워야 한다. 이런 원칙을 분명히 세우는 것이 공천 혁신의 출발이다. 공천은 인적 쇄신의 과정인 만큼 구태 정치와 절연하고 비전과 미래지향적 인물을 발탁해야 한다. 이런 원칙이 신뢰받고 지켜질 때 통합도 가능하다.
공천 과정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공정성과 일관성이다. 공천 심사 초기에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호들갑을 떨다가 결정 단계에서 흐지부지된다면 혁신도 통합도 말짱 도루묵이 될 것이다. 임 위원장은 이를 명심하고 외부 압력에 휘둘리지 않는 강단과 뚝심을 발휘해야 한다. 공관위원장 임명은 총선 준비의 첫 단추일 뿐이다. 민주당은 서둘러 정치개혁과 쇄신 방안을 마련하고, 여당과 제대로 된 혁신 경쟁에 임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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