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이낙연, 내일 오전 비공개 회동…野 '통합·분열'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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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3.12.29.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내일(30일) 만난다. 이 전 총리가 신당 창당을 기정사실화한 가운데 이 대표가 당 통합 묘수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와 이 전 총리는 30일 오전 서울 중구 한 식당에서 비공개로 오찬 회동을 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취재진과 만나 "조금 전에 (이 전 총리와) 연락이 됐는데 내일 아침에 만나게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통합의 기조 위에서 우리 국민들이 실망하지 않으시도록 (이 전 총리의) 집이라도 한 번 찾아가서 뵐까 했었는데, 여하튼 일정 조정이 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내일 회동에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전환 등의 구체적인 제안을 갖고 가실 예정이냐'는 물음에는 "얘기를 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세상사라는 게 누구나 자기 뜻대로 할 수는 없는 거 아니겠나"라며 "한 번 만나 뵙고 또 서로가 노력을 해봐야 하겠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와 이 전 총리 간 갈등 기류에 변화가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는 가운데 이 대표는 전직 총리 출신의 민주당 인사들을 만나 통합 방안을 모색해 왔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20·28일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각각 만나 당내 현안을 공유했다. 두 전직 총리는 이 대표가 당대표로서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 승리를 위해 통합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 전 총리가 최근 신당 창당 결심을 굳힌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명낙(이재명·이낙연) 회동'에서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 전 총리 측에서 창당 실무 작업에 속도를 내는 데다 신당 합류를 선언하는 인사들이 속속 늘어나고 있어서다.

민주당 고문을 맡은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은 29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대표의 독단으로 당이 망가졌다"며 "민주당을 탈당해 이낙연과 함께 신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에 앞서 최성 전 고양시장이 합류를 선언한 바 있다.

이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남평오 전 국무총리실 민정실장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이 전 대표가 신당 창당을 확실히 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한다고 생각된다"며 "현재 진행하고 계시잖나"라고 답했다.

오문영 기자 omy0722@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