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21명 글로벌 컬렉터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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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우리에게 '뉴스데스크'와 심야 라디오를 진행한 MBC 아나운서로 익숙한 이름이지만 알고 보면 국내외 유수의 교육기관에서 예술학, 미술시장, 미술이론 등 미술에 관한 다양한 공부를 해온 미술 전문가이자, 20여 년간 미술품을 수집해온 컬렉터다.
팬데믹에 시작해 엔데믹까지 약 3년간 진행한 프로젝트에는 모두 21명의 현대미술 컬렉터가 참여했고, 수백 통의 이메일, 수십 통의 전화가 오고 갔으며, 방문 가능한 곳은 직접 찾아가 예술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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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우리에게 ‘뉴스데스크’와 심야 라디오를 진행한 MBC 아나운서로 익숙한 이름이지만 알고 보면 국내외 유수의 교육기관에서 예술학, 미술시장, 미술이론 등 미술에 관한 다양한 공부를 해온 미술 전문가이자, 20여 년간 미술품을 수집해온 컬렉터다. 뉴욕, 파리, 상하이 등 작품이 있는 곳이라면 그곳이 어디든 설레는 마음으로 한달음에 달려갔던 그였지만, 2020년 갑작스레 맞닥뜨린 코로나19 팬데믹은 미술여행은커녕 외출 동선마저 간결하게 만들고 말았다.
전시 관람은 물론 이전처럼 자유로운 외부 활동이 언제쯤 가능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고립감과 우울감을 느낀 저자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친구들에게 안부를 물으며 “서로 가진 아름다운 것들을 공유하자”고 제안한다. 그것이 ‘디어 컬렉터’라 이름 붙인 예술로 연결하기 프로젝트의 시작이었고, 그 과정에서 발견한 일상 속 예술의 힘은 서로를 지켜주는 등불이 됐다.
팬데믹에 시작해 엔데믹까지 약 3년간 진행한 프로젝트에는 모두 21명의 현대미술 컬렉터가 참여했고, 수백 통의 이메일, 수십 통의 전화가 오고 갔으며, 방문 가능한 곳은 직접 찾아가 예술에 관한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그렇게 모인 이야기를 한 권의 책으로 엮었다고 한다. 작품을 수집한 컬렉터들의 컬렉팅 철학부터 현대미술의 선단에서 활약하는 예술가들과 동시대 미술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400여 점이 넘는 풍부한 작품 이미지를 감상하는 재미와 함께 미술의 현주소를 살피기에 더없이 좋은 자료가 되어준다.
각자 사는 곳도, 사용하는 언어도 다르지만 예술로 무한하게 열리는 소통과 연결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하는 21명의 현대미술 컬렉터들의 목소리는 ‘지금’ ‘우리’ ‘여기’의 예술이 갖는 의미와 가치에 귀기울이게 하며, 현대미술의 매력을 컬렉터들의 목소리로 생생하게 들려준다는 점에서 ‘디어 컬렉터’는 분명 새로운 형식의 현대미술 입문서로서 평가할 만하다.
“‘현대미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왔다. 답은 아주 간단하다. 지금 친구네 집 문을 열고 들어가면 보이는 벽에 걸린 그림이다. 커피 테이블 위의 조각이다.”(6쪽)
‘현대미술은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한다. 하지만 저자는 현대미술을 아주 쉽게 정의한다. 현재를 담고 있는 예술이 곧 현대미술이라는 것이다. 예술가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와 시대가 던지는 질문에 고민하고 답을 찾는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다. 때로는 세상에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현대미술가들에게 ‘현재성’은 그래서 언제나 중요한 화두다. 그렇게 구현된 작품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발굴해내는 컬렉터들은 현대적 고고학자이자, 자신만의 안목으로 작품들을 배치해 새로운 의미의 집을 짓는 건축가라 할 만하다.
책에는 양혜규, 이수경, 조지 콘도, 니콜라스 파티, 펑정지에, 구사마 야요이 등 국제적 명성을 쌓은 작가들은 물론, 이제 막 커리어를 쌓기 시작한 신진 작가, 정식 미술교육을 받지 않고 주류의 흐름과는 무관하게 자신만의 독창성으로 작품 활동을 하는 ‘아웃사이더 아티스트’에 이르기까지 컬렉터 각자의 철학으로 일군 아주 특별한 아트 컬렉션이 풍부하게 실려 있다.
책은 전문 컬렉터, 예술가 컬렉터, 일상 컬렉터 등 다섯 개의 부로 나누어 구성돼 있지만, 독자는 “일단 아무 페이지나 열어 쭉 훑어보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끌리는 작품이 나오면 잠깐 그 순간을 즐겨”주면 된다. 그러다 “작품을 그리거나 조각한 작가의 생각이 궁금해지면 그때 작품 근처에 있는 본문의 내용을 읽어”보자.
“누구나 작품을 컬렉팅할 수 있고 현대적 아름다움은 발견하는 사람의 몫”이라고 강조하는 저자의 말처럼 독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취향을 조금씩 알아가고, 현대미술과의 거리감을 좁히는 실마리를 발견하게 될 듯하다. 4만원.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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