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 ‘건설경기 부양’ 카드 꺼낸 정부…총선 겨냥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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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새해 초부터 건설 경기 띄우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최 부총리는 "최근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건설 경기가 어렵다"며 "정부는 지역 경제 활력 제고와 서민 일자리 공급을 위해 건설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까닭에 정부가 내년 초부터 건설 경기 부양에 뛰어드는 건 4월 총선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논란을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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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SOC 예산 집중투입…상고하저 어쩌나
정부가 새해 초부터 건설 경기 띄우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다. 지역 경기를 살리고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란 이유를 들었다. 그러나 시점상 총선을 앞둔 건설 경기 부양이 정치적으로 보일 여지가 있는데다, 내년 하반기 실탄 고갈로 경기 회복을 오히려 방해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내년 경제 정책 방향을 논의하며 ‘건설 투자 활성화’를 전면에 들고나왔다. 최 부총리는 “최근 부동산 시장 부진 등으로 건설 경기가 어렵다”며 “정부는 지역 경제 활력 제고와 서민 일자리 공급을 위해 건설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공 부문이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일감 공급을 대폭 확대하고, 민간 건설 투자 확대를 위한 전방위적 지원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는 앞서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가 채택됐다. 부총리 후보자 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연착륙’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꼽았던 그가 취임하자마자 건설 경기 살리기 카드를 꺼내든 모습이다. 정부는 올해 10.7% 감액했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내년엔 다시 올해보다 5.6% 증액해놓은 상태다.
정부는 당장 내년 상반기에 정부와 공공기관·민자사업 등 공공 부문이 주도하는 사회간접자본 투자를 역대 최대 비중으로 앞당겨 쏟아붓기로 했다. 반도체·바이오 등 첨단 산업 클러스터 조성 일정을 단축하고, 지역의 대규모 개발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3천억원 규모(모펀드 기준) 지역 활성화 투자도 내년 2월 내에 가동할 계획이다. 아파트 등 대형 개발 사업을 벌일 때 부과하는 학교용지 부담금 완화, 농지·산지 입지 규제 완화 등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기재부 핵심 관계자는 “인력, 서비스업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건설 경기가 너무 안 좋아 맞춤형 지원을 하자는 취지”라며 “서울·수도권 아닌 지방만 지원 대상”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정부 재정, 공공기관 투자 등 정책 수단을 내년 상반기에 몰아 썼다가 하반기엔 정작 경기 대응 카드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한국개발연구원(KDI) 등 주요 기관들은 내년 우리 경제가 ‘상고하저’(상반기가 하반기보다 좋음)의 경기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예로 한은은 내년 한국의 실질 경제성장률(이하 전년 동기 대비)로 상반기 2.2%, 하반기엔 2.0%를 예상한다. 건설 투자도 내년 상반기(0.5%)보다 하반기(-3.7%)에 더 부진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까닭에 정부가 내년 초부터 건설 경기 부양에 뛰어드는 건 4월 총선을 염두에 둔 게 아니냐는 논란을 낳을 수 있다. 특히 사회간접자본 등 건설 투자는 여타 산업보다 효과가 빨리 나타나는 속성이 있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는 “건설 경기 악화로 내수도 악영향을 받을 수 있으니 경기 안정화 대응이 필요한 측면도 있다”면서도 “다만 여러 변수를 고려하면 내년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큰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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