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과 악수한 한동훈 “힘겨루기 그만”… 李 “협력할 준비됐다”

첫 대면 화기애애 분위기… 백드롭엔 ‘김건희 특검, 대통령은 수용하라’
李, 韓에 이태원 참사 특별법·전세사기 특별법 협조 당부하기도
비공개 회동서 ‘쌍특검법’ 관련 얘기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첫 회동을 가졌다. 민주당이 ‘쌍특검법(대장동 50억 클럽·김건희 여사 주가 조작 의혹 특검법)’을 단독 처리한 지 하루 만에 여야 원내대표의 상견례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대회의실에서 회동을 하고 있다. /뉴스1

한 위원장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본청 민주당 대회의실에서 이 대표를 만났다. 해당 장소에는 ‘김건희 특검, 대통령은 수용하라!’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배경이 설치돼 있었다. 양당 대표는 본격적인 발언에 앞서 해당 배경 현수막 앞에서 악수를 나눴다.

이날 한 위원장은 취임 인사차 이 대표를 예방했다. 두 사람의 면담 자리에 국민의힘에서는 장동혁 사무총장과 박정하 수석대변인, 김형동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이 함께 했다. 민주당에서는 조정식 사무총장과 권칠승 수석대변인, 천준호 당 대표 비서실장이 참석했다.

양당 대표의 첫 상견례 자리는 화기애애했다.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을 향해 “악수 한 번 할까요”, “사진을 먼저 찍을까요”라고 했다. 권 수석대변인이 한 위원장 이름을 언급하면서 소개하자, 이 대표는 한 위원장을 향해 “환영한다”고 하기도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렇게 환대해주셔서 이 대표에게 정말 감사드린다”며 “급작스럽게 취임하게 돼서 경황이 없는 상황에 말씀을 올렸는데도 흔쾌히 일정을 잡아주셔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어 “여당과 야당 대표로서, 국민을 향한 정치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대표님 말씀 많이 듣고 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도 한 위원장을 향해 “취임과 방문을 환영하고 축하드린다”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정치는 국민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우리가 비록 다른 입장에 있다고 할지라도 우리에겐 주어진 책임은 국민이 맡긴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며 “민주당은 언제든지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과 전세사기 특별법 처리를 위해 여야가 힘을 합치자고 제안했다. 한 위원장도 이 대표의 말 중간 중간에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약 12분간 진행된 비공개 회동을 마친 직후 한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양당을 이끄는 사람으로서 국민에게 도움이 되고 상생에 도움이 되는 효율적인 정치를 하자는 말씀을 분위기 좋게 나눴다”며 “선거 제도와 같이 서로 무용한 힘겨루기나 감정 싸움은 하지 말고 결정할 게 있다면 저랑 둘이 신속히 결정하자고 했다”고 말했다.

다만 두 사람의 비공개 회동에서 ‘쌍특검법’과 관련된 내용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회동을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 위원장이 따로 말한 건 없다. 비공개 회담에서 특검의 ‘ㅌ(티읕)’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