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어린이집 자녀 있으면 오후 출근해도 돼

내년부터 ‘서울형 일·육아 동행 근무제’ 시행

서울시청 직원은 임신 단계부터 자녀가 8살이 될 때까지 자녀의 등·하원 시간을 보장하는 등 육아 시기에 맞는 근무 유형을 선택해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내 한 국공립 어린이집에서 한 학부모가 자녀를 등원시키고 있다./뉴스1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의 ‘서울형 일·육아 동행 근무제’를 내년부터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저출생을 극복하고 육아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해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로 시행한다.

임신 기간에는 하루 2시간 단축근무를 할 수 있다. 출퇴근 시 교통이 혼잡한 시간을 피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근무하는 것이다.

자녀가 0~5세일 때는 2시간 단축 근무에 유연근무제가 더해진다. 어린이집 등원이나 하원을 함께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오전 8시에 출근하고 3시에 퇴근하거나 오후 1시에 출근하고 오후 7시에 퇴근할 수 있다.

자녀가 6~8세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는 주 4일, 4시간 일찍 퇴근할 수 있다. 부족한 근무시간은 주 1일 연장근무로 보충한다. 4일간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일하고 나머지 하루를 오전 8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하는 것이다.

또한 ‘시간 선택제 전환’ 제도를 활성화해 육아휴직 가능 기간을 소진한 경우에도 경력을 이어가며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모든 전일제 공무원은 주 40시간 가운데 15~35시간 범위에서 근무시간을 줄일 수 있다. 직원들이 육아 지원 제도를 사용하지 못하는 기간에 어쩔수 없이 무급 육아 휴직을 택해 경력 단절과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경우를 막자는 것이다.

직장 눈치를 보느라 육아지원 근무제도를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사전에 방지한다. 서울시는 ‘시간 선택제 전환’을 사용하는 공무원의 근무시간을 모니터링해 제때 퇴근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할 방침이다.

특히 육아 직원은 누구나 자동으로 관리시스템에 가입된다. 따로 신청을 해야 육아지원 근무제도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사용하는 것이 기본값이 되는 것이다. 사용하지 않을 시에는 별도의 사유서를 제출해야 한다. 각 기관별로 육아지원 근무제도 사용 실적도 성과에 반영된다.

직장 동료의 업무 부담도 던다. 육아 직원 비율이 높은 실·국에는 신규 실무수습을 우선 발령하고 정기 인사에서 정원 이상의 과원 배치도 고려한다. 육아 직원 대직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대한다.

시 관계자는 “기존에 있는 제도가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여러 제도들을 효율적으로 결합해 많은 육아 직원들이 적합한 근무 유형을 선택할 수 있도록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또 시는 앞으로 ‘서울형 일·육아 동행 근무’ 제도를 자치구와 민간으로 확산해 육아를 하는 공무원과 직장인들이 유연근무 등을 자유롭게 사용하는 문화를 정착시킬 계획이다.

정상훈 서울시 행정국장은 “제도가 잘 정착되면 육아 공무원이 임신부터 8세까지 경력단절과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어 저출생을 극복하는 모범사례가 될 것”이라며 “육아문제를 더 이상 개인에게 맡기지 않고 사회가 함께 책임지는 육아친화적 문화가 정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