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상장한 크레딧코인, 빗썸에선 유의 종목 지정…무슨 일이길래

김지현 기자 2023. 12. 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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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비트와 빗썸, 크레딧코인 총발행한도 표기 달라
빗썸의 유의 종목 지정…"닥사 이후 단독 행동", 견제 움직임"
5대 가상화폐 원화 거래소 대표인 이석우 업비트 대표, 오세진 코빗 대표, 이재원 빗썸 대표, 강명구 코인원 부대표, 박준상 고팍스 CBO(오른쪽부터)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가상자산 시장의 공정성 회복과 투자자 보호대책 긴급점검 당정간담회에서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6.1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지현 기자 = 최근 국내 가상자산(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상장한 크레딧코인이 빗썸으로부터 유의 종목으로 지정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빗썸은 2년 전부터 거래 지원을 이어온 크레딧코인의 발행사 글루와가 크레딧코인의 최대 발행한도를 허위로 기재했다는 명목으로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했는데, 이는 업비트에 상장한 지 불과 10일 만에 내려진 조치라 업계에서는 업비트를 의식한 빗썸의 조치이자 두 거래소가 소속된 닥사 내부에서 발생한 불협화음의 증거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29일 국내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빗썸은 지난 22일부터 크레딧코인에 대해 "재단에서 투자자 및 거래소에 제출한 발행량 관련 정보의 허위 기재 등 공시 위반 이슈로 투자유의 지정이 필요하다"며 투자 유의 종목 지정을 공지했다.

크레딧코인은 앞서 지난 12일 업비트 원화마켓에 상장됐는데, 업비트에는 총발행한도가 6억개로 표기돼 있다. 반면 빗썸은 2년 전인 지난 2021년 12월23일 크레딧코인을 상장했는데, 빗썸 거래소에서는 크레딧코인의 총발행한도가 무제한으로 표기돼 있다.

같은 가상자산을 상장했는데, 두 거래소가 표기한 크레딧코인의 총발행한도는 다르다. 업계에 따르면 이와 관련해 최근 빗썸은 경쟁 업체인 업비트 거래소에 크레딧코인이 상장하면서 총발행한도를 6억개로 표기한 것을 확인한 뒤 크레딧코인 측에 해명 자료를 요구했다.

다만 크레딧코인의 발행사 글루와 측은 빗썸과 업비트 모두 동일한 자료를 제출했다는 답변을 전달했고, 총발행한도에 대해서는 거래소마다 해석의 차이가 있었다는 입장을 견지 중이다.

추가적으로 글루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저희가 혹여 틀린 정보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면 빗썸에 수정 요청을 했을 것"이라며 "크레딧코인은 업비트와 빗썸 모두 동일하게 ERC 블록체인 네트워크 기반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글루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두 거래소에서 거래되고 있는 크레딧코인의 총발행한도는 6억개다.

크레딧코인은 글루와가 만든 메인넷과 이더리움 네트워크 중 하나인 ERC-20을 기반으로 발행되는데, 두 거래소에서 지원하는 네트워크는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동일하다.

다만 메인넷 기반의 크레딧코인 총발행한도는 무제한이지만, 이더리움 기반의 크레딧코인 총발행한도는 6억개로 제한돼 있다. 빗썸 측에도 이 같은 내용을 전달했지만 거래소 측의 해석이 상이한 것이라는 게 글루와 관계자의 주장이다.

다만 그는 "총발행한도 등을 포함해 두 거래소 제출한 내용 중 틀린 정보는 없지만 이번 투자 유의 종목으로 인해 조금 더 명확하게 거래소 측에 설명을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특히 빗썸 측에 최대한 성실하게 해당 내용에 대해 소명하고 퀴즈 등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크레딧코인과 관련한 내용을 더 적극적으로 알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오히려 빗썸의 이 같은 조치가 크레딧코인의 총발행한도 이슈를 넘어 거래소 간 경쟁을 의식해 내린 조치가 아니냐는 의구심을 제기한다.

거래소 업계 관계자는 우선 "닥사가 생긴 이래 최근까지 투자 유의 종목 지정과 관련해서는 내부 회의를 통해서 공동으로 대응한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크레딧코인 투자 유의 종목 지정은 빗썸이 단독적으로 벌인 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빗썸이 이러한 조치를 취한 건 크레딧코인이 추가적인 내용 전달을 명확히 빗썸에 하지 않은 것과 업비트를 견제하는 움직임의 일환이 아니겠나"라며 "최근 고팍스의 징계도 그렇고 닥사 소속 거래소들 간 시장 상황에 따라 경쟁 의식이 과열되면서 불협화음이 생기고 있다고 들었다"고 덧붙였다.

29일 기준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크레딧코인 중 약 55%가 업비트에서 거래되고 있다.

앞서 대부분의 크레딧코인이 빗썸에서 거래됐지만, 업비트가 지난 12일 크레딧코인을 상장하면서 다수의 크레딧코인이 업비트로 이동해 거래되고 있는 모양이다. 빗썸에서 거래되고 있는 크레딧코인은 시장 전체에 유통되고 있는 크레딧코인의 2.3%에 불과하다.

한편 이날 글루와는 공식적으로 빗썸과 업비트 모두에 크레딧코인의 최대 발행량과 관련해 동일한 내용을 전달했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글루와는 이날 "크레딧코인의 이더리움 기반 최대 발행량은 6억개이며 메인넷 기반 디지털자산의 최대발행량은 무제한이라는 사실을 모든 거래소에 동일하게 제공해왔다"고 말했다.

다만 빗썸에서 유의 종목으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서는 "거래소 입장에서는 두 가지 최대 발행량 정보를 동시에 표시하는 것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며 "거래소가 2가지 최대 발행량 정보 가운데 이용자에게 제공할 정보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일부 혼선이 발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mine12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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