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틈새' PK로 … 한동훈 '텃밭' TK로
이재명 3주만에 다시 부산행
文예방·신공항 현장 찾기로
한동훈, 대구서 지지층 결집
취임후 처음 이재명과 만나
李 "이태원 특별법 협조를"
총선의 해인 2024년 벽두부터 여야 지도부가 일제히 영남으로 달려가 새해 첫 일정을 소화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엑스포 유치 실패로 여당의 아성에 균열이 생긴 부산·울산·경남(PK)에서 틈새 공략을 시도하는 반면 국민의힘은 '보수의 심장'으로 불리는 대구에서 핵심 지지층 다지기에 나선다.
2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새해 첫날인 다음달 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로 내려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노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한다. 2일에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기에 앞서 부산 강서구 대항전망대를 찾아 가덕도 신공항 사업을 점검할 계획이다.
이 대표가 부산을 찾은 것은 지난 13일 이후 불과 3주 만이다. 당시 이 대표는 부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다고 (현안 사업을) 포기할 것이 아니라 지역 발전을 위한 그 이상의 재정적 투자와 정책적 집중이 필요하다"며 가덕도 신공항, 부울경 메가시티 등 주요 지역 사업을 중단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한 달도 안 돼 부산을 다시 방문하는 것은 PK 지역에서 승산이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TK는 현재 34석 중 24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보수의 텃밭이다. 이 가운데 18석이 걸려 있는 부산 판세를 최근 민주당이 자체 조사해보니 5곳에서 우세, 3곳에서 박빙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민주당은 부산에서 3석을 보유하고 있다. 민주당은 진보의 상징인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김해와 양산을 거점으로 PK에서 민주당 바람을 일으켜 보겠다는 계산이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새해 첫 방문지로 대전과 대구·경북(TK)을 택했다. 현충원 참배를 제외한 사실상 첫 새해 행보다. '보수의 심장'이라 불리는 TK를 찾는 것을 두고는 전통 지지층 다지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위원장은 다음달 2일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대전시당 신년인사회와 대구 엑스코에서 열리는 대구시당·경북도당 합동 신년 인사회를 잇달아 소화한다. 대전과 대구는 지난 11월 한 위원장이 법무부 장관 자격으로 방문했던 도시다.
그때 한 위원장은 대구스마일센터를 찾아 범죄 피해자 지원 프로그램과 관련해 현장 목소리를 들었고, 대전에선 한국어능력 등 외국인 사회통합프로그램 평가를 위한 CBT센터를 찾았다.
대구에선 그의 방문 소식을 듣고 시민들이 몰려와 꽃다발을 전하며 사진 촬영을 요청했다. 일정을 마치고 서울로 가기 위해 동대구역에 도착한 한 위원장은 시민들의 사진 촬영 요청이 계속되자 예매표를 취소하고 3시간 동안 함께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된 바 있다.
한편 한 위원장은 29일 국회에서 이 대표와 직접 만났다. 한 위원장 취임 후 이 대표를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한 위원장은 "여야를 이끄는 대표로서 서로 다른 점은 있으나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한다는 공통점을 더 크게 보고 건설적인 이야기를 하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서민과 약자의 편에 서고 싶다'는 한 위원장의 장관 이임사를 언급하며 "우리 사회의 약자들과 서민들의 현안 중 중요한 것이 이태원 참사 피해자 유가족이 겪는 고통"이라며 "이태원 참사 특별법에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민주당이 추진하는 '선구제 후구상' 방식에 함께 참여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에 대한 협조를 구했다.
한 위원장은 예방을 마치고 나오면서 "(이태원·전세사기 특별법에 대해) 마음을 터놓고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논의하자는 얘기를 했다"며 "선거 제도도 서로 무용한 힘겨루기나 감정싸움을 하지 말고 결정할 게 있으면 둘이서 신속하게 결정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비례대표 선출 방식에 대해 두 사람이 조만간 직접 협의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 대표 방문에 앞서 국회에서 열린 첫 비대위 회의에서 한 위원장은 "우리 내부에서 궁중 암투나 합종연횡 하듯 사극을 찍고 삼국지 정치를 하지 말자"며 "사극은 어차피 늘 배우 최수종 씨의 것이고,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말했다.
[전경운 기자 /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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