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68'이 뭐길래 … 아슬아슬한 베팅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2023. 12. 29. 17:4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태영건설이 지난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태영건설이 발행했던 공모채에 개인투자자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격이 대폭 떨어져 큰 차익을 볼 수도 있지만 추후 워크아웃 절차에 따라 원금이 손실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현재 워크아웃 중인 아스트의 사채권자 집회 결과가 전례가 되면 태영건설 개인투자자들은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액면가 1만원 회사채 가격
워크아웃 신청에 40% 하락
고강도 구조조정 성공하면
헐값에 사서 수익 보지만
채권물량 기관이 88% 보유
개미 영향력 행사 어려울수도

태영건설이 지난 28일 워크아웃을 신청한 가운데 태영건설이 발행했던 공모채에 개인투자자들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격이 대폭 떨어져 큰 차익을 볼 수도 있지만 추후 워크아웃 절차에 따라 원금이 손실될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장내에서 유일하게 거래할 수 있는 태영건설 68회 차 선순위 무보증사채 가격은 지난 28일 하루 30% 하락한 6124원이다. 이 채권은 부동산 경기가 활황이었던 2021년 7월 발행된 태영건설의 가장 최신 공모채이며 총 1000억원 규모로 발행됐다.

태영건설 68회 차 사채 가격이 급락하자 개인투자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금 매수하는 것이 이득이라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액면가가 1만원인 채권이기 때문에 손실률이 30%로 결정된다고 해도 현재 약 40% 떨어진 가격에 사는 게 유리하다는 계산 때문이다.

태영건설 68회 차 사채는 만기가 3년으로 내년 7월 19일 만기를 앞두고 있었지만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곧바로 이 채권에 대한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했다.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이 채권의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CCC로 강등했다.

워크아웃 프로그램 아래서는 채무자가 채권자들과 협상을 통해 채무 재조정 계획을 수립하고 채무 상환 조건을 조정하게 된다.

앞으로 태영건설 68회 차 사채에는 두 가지 변수가 있는 셈이다.

첫 관문은 다음달 11일 워크아웃 개시 여부다. 워크아웃이 개시되지 않는다면 법정관리로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져 채권자 손실 위험도 커진다.

워크아웃이 개시된다고 해도 두 번째 관문인 사채권자 집회가 남아 있다. 워크아웃 개시 이후 통상 금융기관들은 사채권자 집회를 열어 채권 상환 조건을 조정해 경영 개선 약정안(워크아웃안)을 만든다. 문제는 사채권자 집회가 열리면 개인투자자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KDB산업은행이 태영건설 채권단에 발송한 공문에 따르면 태영건설 68회 차 사채는 지난 27일 기준 키움투자자산운용이 500억원, 멀티에셋자산운용이 2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또 삼성자산운용이 100억원, 산은은 80억원을 보유 중이다.

자산운용사는 채권을 펀드로 운용하기 때문에 매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커 이 네 곳이 모두 협약 채권자로서 워크아웃안에 동의할 확률이 높다. 나머지 120억원은 삼성증권과 하이투자증권이 각각 100억원, 2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모두 개인투자자가 샀다고 해도 개인투자자 비중이 낮은 게 현실이다.

김형호 한국채권투자운용 대표는 "표면금리 2.59%짜리 회사채를 개인투자자가 많이 매입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며 "기관 비중이 커서 사채권자 집회를 통한 채무 조정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변수는 많다. 워크아웃 개시 후에도 실사 과정에서 부실이 많이 발견되면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도 한다. 과거 벽산건설, 남광토건 등 다수의 건설사가 워크아웃 개시 이후 법정관리로 넘어갔다. 회생절차를 밟는다면 액면가의 50%도 회수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 6000원에 산다고 해도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

반면 현재 워크아웃 중인 아스트의 사채권자 집회 결과가 전례가 되면 태영건설 개인투자자들은 손실을 보지 않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9일 열린 아스트 신주인수권부사채 11호에 대한 사채권자 집회에서는 개인투자자들의 원금과 이자를 모두 포함해 돌려주는 것으로 결론이 지어졌다.

[명지예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