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로 업황부진 넘자"…K배터리 3사3색
SK온, 스마트팩토리 효율개선
삼성SDI, 전고체 추진팀 신설
전기자동차 수요 둔화 대비
2차전지 업황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가 일제히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원가 절감을 위해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고 일부 회사는 운영 효율화, 신사업 강화의 기반이 될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29일 배터리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김동명 신임 최고경영자(CEO) 취임 이후 비상경영 체제로 전환하고 원가 절감에 집중하고 있다. 그동안 수주잔액 500조원을 돌파하고 북미 지역에 신증설을 추진해왔지만 고금리와 경기 침체로 전기차 수요가 둔해지면서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특히 공정·가공비 측면에서 신기술과 신공정을 도입해 근본적으로 원가를 절감하는 데 힘쓰고 있다. 김 CEO는 취임사를 통해 회사의 질적 성장을 위해 초격차 제품 기술력, 구조적 원가 경쟁력, 압도적 고객 충성도, 미래 기술과 사업 모델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조직문화는 성과 중심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CEO가 '성취 지향적 프로페셔널 조직문화'를 강조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LG에너지솔루션은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즐거운 직장'이라는 모토로 임직원 복지 확대에 힘썼다.
반면 김 CEO는 "아무리 좋은 기업이라도 가치 있는 결과가 지속적으로 창출되지 못한다면 생존할 수 없다"며 "이슈에 수동적으로 대응하거나 주어진 업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가치가 있는 일을 찾아 성취를 이뤄나가는 조직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SK온은 수율 개선과 제조 경쟁력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임 CEO로는 이석희 전 SK하이닉스 사장을 영입했다. 이 CEO가 SK하이닉스를 운영하며 얻은 제조 노하우로 국내외 공장을 안정화하는 데 중점을 두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SK온은 수율 부진으로 사업 확장에 발목이 잡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CEO는 임직원과 함께한 자리에서 "첨단 기술 제조업에서 이기는 환경이란 탄탄한 연구개발(R&D) 역량을 기반으로 고품질 제품을 통해 고객에게 신뢰를 얻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온은 운영 효율화를 위해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최고운영책임자(COO)를 없애고 생산책임(CPO)·사업책임(CCO)을 별도 신설했다. 연말 인사에서 임원은 10%가량 줄였고 팀장급인 프로페셔널리더(PL) 직급을 프로페셔널매니저(PM)로 강등한 규모도 예년보다 큰 것으로 확인됐다.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실행력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SK온은 자동화물류설비(AGB) 도입, 스마트팩토리화 등을 토대로 원가를 절감하고 제조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최근 배터리 생산장비 고도화를 통해 한국, 독일, 미국, 일본 등 관련 기업과 6자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를 통해 원가 절감, 수율 향상 등 제조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설비를 유연하게 개조하고 전환해 수익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지난 조직개편에서 'ASB(전고체 배터리)' 사업화 추진팀을 신설했다. 차세대 제품인 전고체 배터리 분야에서 기술 리더십을 확고히 해나가겠다는 목적으로 풀이된다. 해당 팀은 삼성SDI 중대형전지사업부 내 직속 조직으로 전고체 배터리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기존에 수원 삼성SDI 연구소 소속 R&D 인력이 전고체 전지 파일럿 라인에서 기술 개발에 집중했다면, 이번 조직개편으로 기흥사업장 내 직원들이 고객사 발굴, 영업, 마케팅, 공급망관리(SCM), 구매를 강화하게 됐다. ASB 추진팀은 고주영 중대형전지사업부 마케팅팀장(부사장)이 이끈다.
삼성SDI는 생산효율 제고, 제품 품질 향상 등 제조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자동화 시스템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용량, 고속 데이터 처리 성능을 대폭 향상시키고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최적화된 차세대 생산실행시스템(MES)을 글로벌 전 거점에서 활용할 계획이다.
[정유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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