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안철상 대법관 "법관의 주관적 가치관 재판에 투영 경계해야"

내년 1월 1일부로 퇴임하는 안철상 대법관(사진)이 법관 개인의 가치관이 재판에 투영되는 세태에 대해 경계의 목소리를 전했다.

안 대법관은 29일 대법원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법관이 외부의 부당한 영향이나 내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오직 헌법과 법률에 따라 독립해 심판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또 "법관은 부단한 성찰을 통해 중립성을 유지하면서 보편타당하고 공정한 판단을 해야 하고, 주관적 가치관이 지나치게 재판에 투영되는 것을 늘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선 정치인이 관련된 몇몇 사건 재판에서 담당 판사의 개인적 정치 성향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는 비판이 나온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정진석 국민의힘 의원의 노무현 전 대통령 명예훼손 사건에서 예상보다 훨씬 높은 형을 선고한 박 모 서울중앙지법 판사의 경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정치적 성향의 글이 문제가 된 바 있다.

이날 함께 퇴임식을 한 민유숙 대법관은 사법부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그는 "6년 전 여성 법관으로서의 정체성으로 대법관의 새로운 소명을 받아 직무를 시작한 이래 젠더 이슈를 비롯해 사회적 약자에 관한 사건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명했다"고 말했다.

[강민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