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 있는 포수 필요했다" 방출생 이재원 영입한 한화, 최원호 감독은 왜 요청했나
[OSEN=이상학 기자] 한화가 SSG에서 방출된 베테랑 포수 이재원(35)을 데려간 것은 현장의 요청이 먼저였다. 최원호(50) 한화 감독이 경험 있는 포수를 원했고, 방출 시장에 나온 포수 중 이재원만한 경험자는 없었다.
한화는 지난 28일 이재원을 연봉 5000만원에 계약했다. 손혁 한화 단장은 “최재훈과 박상언 외에 경험 있는 포수가 부족하다. 부상에 대한 대비와 뎁스를 강화할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영입했다. 유망주 허인서가 내년 시즌 후반기 상무에서 복귀할 때까지 이재원이 포수진에 무게감을 더해줄 것이다”고 기대했다.
최원호 감독은 “최재훈이나 박상언, 둘 중 하나가 빠지면 당장 1군 레벨에서 경기를 이끌어갈 만한 포수 자원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기회가 되면 경험 있는 포수를 해달라고 구단에 말했다”며 “시즌 중에는 어떤 변수가 일어날지 모른다”고 포수 보강을 요청한 이유를 말했다.
한화는 상무와 현역으로 각각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장규현, 안진 그리고 허관회, 이재용 등 젊은 포수들이 퓨처스에 있다. 하지만 전부 1군 경험이 부족하고, 내년 시즌 5강에 도전해야 할 한화로선 변수에 대비할 수 있는 카드가 필요했다. 포수 포지션 특성상 경험이 중요하고, 보험용 카드로 이재원을 데려왔다.
지난 2006년 1차 지명으로 SK(현 SSG)에 입단한 이재원은 1군 17시즌 통산 1426경기를 뛰며 타율 2할7푼8리 1087안타 108홈런 612타점 OPS .762의 성적을 냈다. SK 왕조 시절 포함 5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했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포수 마스크를 쓴 이재원은 2018년, 2022년 두 차례나 주전 포수로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다.
공격형 포수 이미지가 강하지만 투수 리드나 볼 배합에서 투수들의 신뢰를 받는 포수였다. 이재원의 한화 이적이 발표된 뒤 SSG 에이스 김광현도 “투수들에겐 타격 잘하는 포수보다 리드 잘해주는 포수가 좋다. 재원이 형은 정말 투수가 던지기 편하게 해주는 스타일이다. 투수들에겐 최고의 포수다. 내 공을 마음껏 던지게 해줄 수 있는 포수, 정말 좋은 포수”라고 고마워했다.
한화가 기대하는 효과도 이런 부분이다. 젊은 투수들이 많은 팀 마운드 구성상 베테랑 포수가 가져올 안정을 기대할 수 있다. 최 감독은 “아무래도 경험이 많고, 투수 리드 같은 부분에서 기대감이 있다”며 “최근 성적이 많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시즌 막판 어느 정도 감이 올라온 상태로 끝났다고 한다. 코치들이 봤을 때 안 된다면 안 데려왔겠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올라와 있다”고 기대했다.
이재원은 2020년부터 급격한 하향세를 보였다. 올해는 1군에서 불과 27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대부분 시간을 2군에 있었지만 9월말 1군에 올라왔고,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도 들었다. 최근 2년간 SSG에 몸담았던 정경배 한화 수석코치가 이재원의 몸 상태나 여러 가지 측면을 가까이에서 지켜봤고, 최 감독에게 의견을 전했다. 최 감독과 구단과 논의 후 아직 충분히 활용 가치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1군 최저 연봉으로 영입한 만큼 비용 부담도 크지 않다.
한화는 최근 2년간 주전 최재훈, 백업 박상언 체제로 포수진이 운용됐는데 이재원의 합류로 새로운 긴장감도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올해 타격 쪽에서 성장이 지체된 유망주 박상언에게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 최 감독은 “경쟁을 해서 컨디션 좋은 선수가 경기에 나가면 된다”며 “시범경기까지 이재원을 계속 보면서 1군 포수진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고 경쟁을 예고했다.
한화는 이번 오프시즌에 외부 FA로 내야수 안치홍을, 2차 드래프트로 외야수 김강민을 영입한 데 이어 방출생 이재원까지 주요 포지션에 베테랑 선수들을 채우고 있다. 2021년부터 젊은 선수들 위주로 선수단을 재편했지만 성장세를 보이던 선수들이 이듬해 갑자기 부진에 빠지는 등 지속성과 안정성이 떨어졌다. 지난해 시즌 후 채은성, 이태양, 오선진을 FA 영입한 데 이어 올 겨울에도 경험 많은 베테랑들의 가세로 신구 조화와 함께 팀 전력 안정화를 꾀한다.
최 감독은 “김강민을 데려온 것도 그런 맥락이다. 내년에 최인호나 이진영 같은 젊은 선수들이 잘하면 좋지만 안 될 때도 대비해야 한다. 그럴 때 경험 있는 선수들이 힘을 보태줄 수 있을 것이다”며 “전체적으로 구색을 갖추고 시작을 해야 변수에 대비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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