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서울 관저로 박근혜 초청해 오찬…올들어 세 번째 만남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찬을 함께 한 뒤 환송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9일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나 오찬을 했다. 올 들어 세 번째 만남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박 전 대통령과 오찬을 했다고 김수경 대변인이 전했다. 오찬에는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박 전 대통령, 이관섭 정책실장(비서실장 내정자), 유영하 변호사가 참석했다.

오찬은 오후 12시부터 오후 2시 20분까지 한식 메뉴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은 먼저 박 전 대통령의 건강에 대해 물으며 대화를 시작했다. 윤 대통령이 "서울에 얼마나 자주 오느냐"고 묻자, 박 전 대통령은 "한두 달에 한 번 올라온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편하게 자주 오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오찬 후 10분 정도 관저 정원을 산책했다. 윤 대통령은 사저동 내부까지 박 전 대통령을 안내하면서 관저의 역사에 대해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관저에 대해 "박정희 대통령이 1968년 외교부 장관이 외빈을 맞이할 마땅한 공간이 없다는 보고를 받고 육군 공병대에 지시해 지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와대 관저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박 전 대통령이 관저에 도착했을 때 직접 영접했고, 박 전 대통령이 식사 후 돌아갈 때도 함께 배웅했다고 김 대변인이 전했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올해 들어서만 3번 회동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월26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거행된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처음 만났다. 취임 이후 1년 5개월 만에 성사된 만남이다. 윤 대통령은 추도사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의 산업화 업적을 기렸고, 박 전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가 여러 어려움을 잘 극복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12일 뒤에는 대구 달성군의 박 전 대통령 사저에서 다시 만남을 가졌다. 윤 대통령은 박 전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되돌아보며 배울점을 현재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정상외교, 수소차, 산업동향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윤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은 '탄핵'이라는 악연으로 얽혀있는 사이다. 그러나 최근 잇달아 만남을 가지면서 관계를 개선하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 민심을 다지고,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