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근본 개혁 어렵다” 천하람·이기인 탈당···이준석 신당 합류

조문희·이두리 기자 2023. 12. 29.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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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람 국민의힘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29일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하람 국민의힘 전남순천갑 당협위원장이 29일 “깊은 고민 끝에, 내부에서 단기간 내에 국민의힘을 근본적으로 개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판단했다”며 탈당을 선언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한 지 이틀 만이다. 이로써 보수 정당 개혁을 주창했던 ‘30대 당대표’와 ‘30대 대표 후보’가 모두 국민의힘을 떠나게 됐다. ‘천아용인’ 일원인 이기인 경기도 의원도 이날 탈당을 선언했다.

천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하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일은 필요성이 큰 것은 물론 성공할 가능성도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이 전 대표의 신당(가칭 개혁신당)에 합류해 창당준비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천 위원장은 “개혁신당은 안주할 기득권이 없는 도전자 정당”이라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통해 선진국이 된 대한민국의 수준에 맞는 선진국형 정당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 내부의 비민주성이나 시대착오적 권위주의를 배격하고, 진영논리나 선민의식의 함정에 빠지지 않겠다”며 “지역주의를 근본적으로 타파하는 정당이 되겠다”고 했다. 천 위원장과 이 대표가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모두에 대해 지적해온 내용이다. 천 위원장은 “내로남불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천 위원장은 “개혁신당을 지지하는 것 역시 용기가 필요할 것”이라며 ‘용기에 가장 큰 상을 주는 도시에는 가장 훌륭한 시민들이 산다’는 고대 아테네 정치가 페리클레스의 말을 인용했다. 천 위원장은 그러면서 “누군가는 권력에 기생해 한 시절 감투를 얻으면 그만이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기를 선택했다”며 “함께 가기를 청한다.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는, 그런 미래로 가자”고 했다.

이기인 경기도 의원도 이날 경기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당에서 더 이상 미래를 꿈꾸기는 어렵다”며 탈당 및 신당 합류를 선언했다. 그는 “유승민 전 대표는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 배척된 지 오래다.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대선을 승리로 이끈 이준석 전 대표는 ‘내부총질이나 하는 당대표’가 되어 끌려내려왔다. 안철수는, 나경원은, 김기현은 달랐나”라며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과 다른 당 인사들이 차례로 축출됐다는 의혹을 꺼내들었다.

천 위원장과 이 의원이 합류함에 따라 이 전 대표의 창당 동력이 되살아날 가능성이 생겼다. 최근 함께 지난 3월 전당대회를 준비한 ‘천아용인’ 중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이 당 잔류를 선택함에 따라 ‘인재 풀 부족’ 지적이 잇달았다. 비례대표인 허은아 의원은 다음주 중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 전 대표는 전날인 28일 탈당을 선언하며 “(국민의힘과) 총선 전 재결합 시나리오는 부정하고 시작하겠다”며 신당 창당을 되돌릴 생각이 없음을 시사했다. 이 전 대표 등은 오는 1월 중순 절차 완료를 목표로 창당 준비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이두리 기자 re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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