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업무 소홀' 클린스만, "풀백 자리 고민 많았다"더니 다시 선택한 '10월 이후 명단 제외' 이기제 [오!쎈 현장]
[OSEN=용산, 정승우 기자] 위르겐 클린스만(59)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 감독은 익숙한 이기제(32, 수원)를 택했다.
대한축구협회(KFA)는 28일 오전 11시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AFC 아시안컵 카타르 2023 명단발표식을 진행, 아시안컵에 나설 대표팀 최종명단을 공식 발표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최전방을 책임질 공격수로 조규성(미트윌란)과 오현규(셀틱)를 선발했지만 황의조 대체자는 없었다.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김민재(뮌헨) 등 뼈대를 이룰 해외파 주축 선수들은 모두 선택됐다.
이번 아시안컵은 기존과 달리 선수단 23인이 아닌 26명이 함께한다. KFA의 설명에 따르면 대회 참가 팀들은 AFC에 제출된 26명의 선수 중 매 경기 23명을 등록하게 되며, 나머지 3명은 해당 경기를 테크니컬 시트에 앉아 지켜보게 된다.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린 이들 중 이기제의 이름이 눈에 띈다. 이기제는 왼쪽 풀백으로 지난 9월 30일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 이후로는 명단에서 제외, 소속팀 수원삼성에서 경기를 뛰지 못했다.
이기제의 발탁 이유를 묻자 클린스만 감독은 "그는 올 시즌 소속팀에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 왜 경기를 안 뛰었는지, 소속팀에서 무슨 문제가 있는지는 관여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클린스만 감독은 "(이기제는) 분명히 힘들고 어려운 시즌을 보냈고 경기에 나서지 못한 것도 알고 있다. 그러나 이기제를 소집할 때마다 그가 보여준 태도, 경기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는 부족함이 없었다고 말하고 싶다"고 이유를 들었다.
이명재(울산), 이태석(서울) 등 K리그 내에 이기제보다 꾸준한 폼을 보여준 선수는 존재하지만, 결국 다시 이기제를 택한 클린스만 감독이다.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 K리그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을 살피기보다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해리 케인, 인터 마이애미로 이적한 리오넬 메시에 관해 외신과 인터뷰하는 등 해외 업무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3명의 선수를 추가로 뽑을 수 있게 된 이번 아시안컵이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다시 왼쪽 풀백 자리에 이기제를 선발했다.
이기제는 클린스만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로 꾸준히 발탁됐다. 김진수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을 땐 선발로 내리 출전한 적도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 9월 치른 웨일스전(0-0 무승부)부터 사우디아라비아전(1-0 승), 튀니지전(4-0 승), 베트남전(6-0 승), 싱가포르전(5-0 승), 가장 최근인 중국전(3-0 승)까지 모두 선발로 출전했다.
냉정히 평가했을 때 이기제는 최고의 선택이 아니다. 지난 콜롬비아전 적극적인 오버래핑으로 측면 공격에 힘을 실었던 이기제지만, 약점도 분명했다.
그는 뒷공간을 커버하기에 빠른 주력이 아닌 탓에 실점의 빌미가 됐다. 10월 이후엔 장점보다 단점이 더 부각되기 시작했다. 소속팀에서 경기를 뛰지 못하자 말그대로 폼이 떨어졌다. 장점이었던 왼발 킥의 정확도마저 불확실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기제 선택에 대해 "소집마다 프로의 자세를 보여준 선수"라며 "왼쪽 풀백, 오른쪽 풀백 고민은 늘 있었다. 다행히 올해 오른쪽에는 설영우라는 선수를 발탁해 지속해 기용하고 있다. 왼쪽은 우선 이번 아시안컵 카타르까지는 김진수, 이기제와 함께 한다. 두 선수 모두 큰 대회를 치를 자질, 기량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K리그가 막을 내리기 전 진작에 국내 축구장을 돌며 풀백 발굴에 집중해야 했다. 10월, 11월 A매치 기간 다른 선수를 선발해 테스트해 볼 수도 있었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국내 업무에 소홀했다. 스스로 '늘 고민이었다'라고 이야기한 풀백 자리에 이번에도 지난 10월부터 소속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이기제를 택했다.
고민이 컸다면 직접 경기장을 돌며 적극적으로 찾아봤어야 했다. 시간을 다른 곳에 투자한 클린스만은 결국 새 얼굴을 찾지 않았다.
아시안컵 카타르 2023 최종명단
GK : 김승규(알 샤밥), 조현우(울산), 송범근(쇼난 벨마레)
DF : 김영권, 정승현, 김태환, 설영우(이상 울산), 김민재(뮌헨), 김진수(전북), 이기제(수원삼성), 김주성(서울), 김지수(브렌트포드)
MF : 손흥민(토트넘), 이강인(PSG), 박용우(알 아인), 이재성(마인츠), 홍현석(헨트), 황인범(즈베즈다),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황희찬(울버햄튼), 이순민(광주), 문선민, 박진섭(이상 전북), 양현준(셀틱)
FW : 오현규(셀틱), 조규성(미트윌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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