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분위기 느껴야"…뜨거운 감자된 중국 불꽃놀이 금지 해제

정은지 특파원 2023. 12. 29.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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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대 "폭죽 전면 금지 제도는 합법적이지 않아"·…규제 완화 시사
중국 내서도 폭죽 사용 금지 놓고 의견 분분
4일 중국 베이징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개회를 알리는 폭죽이 밤하늘을 수놓고 있다. 2022.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중국의 폭죽과 불꽃놀이 전면 금지 조치 해제 여부를 두고 여론이 가열되고 있다. 새해의 기분을 느끼려는 시민들에 폭죽 사용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제한적으로 폭죽 사용을 허용하거나, 여전히 폭죽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2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선춘야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법제공작위원회 주임은 최근 상무위원회 제7차 회의 업무보고에서 "일부 지방정부가 시행하는 폭죽과 불꽃놀이 전면 금지 제도는 합법적이지 않다"고 언급했다.

선춘야오 주임은 "시민들과 기업들이 폭죽과 불꽃놀이 전면 금지 규정에 대해 심의해 줄 것을 건의하고 있다"며 "대기오염방지법과 국무원의 안전관리조례 등 관련 법률과 행정 법규는 폭죽과 불꽃놀이 용품 판매나 이를 사용하는 것을 전면적으로 금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들과 기업들이 폭죽·불꽃놀이 전면 금지 규정에 대해 심의해줄 것을 건의했다"며 "대기오염방지법과 국무원의 안전관리조례 등 관련 법률과 행정법규는 품질 기준에 부함하는 폭죽의 판매와 사용에 대해 전면적 금지 규정을 두고 있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급 이상 인민정부는 폭죽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는 시기와 지역을 설정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지만 관련 지방법규의 전면적 판매 금지와 사용에 관한 규정은 대기오염방지법과 폭죽안전관리조례의 관련 규정과 일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의견을 수렴해 조속히 관련 규정을 수정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이번 언급이 나온 이후 중국 SNS에는 '폭죽과 불꽃놀이 전면 금지는 불법'이라는 검색어가 상위권에 오르며 일반 시민들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현지 언론은 공안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 2016년 전국 444개 도시에서 폭죽 사용이 금지됐고, 764개 도시에서 불꽃놀이 행위가 제한됐으며 2018년에는 전국 803개 현급 이상 도시에서 불꽃놀이와 폭죽 사용이 금지됐다.

코로나19를 거쳐 올해 초까지 약 10년간 전면적 폭죽 사용 금지 정책이 시행된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폭죽과 불꽃놀이 사용을 금지하는 것에서 제한하는 것으로 관련 규정을 완화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왕청둥 중국 정법대 행정법학 교수는 중국 관영 CCTV에 "새해와 춘제(설날)의 흥겨운 분위기를 느끼고 싶다는 인민들의 요구에 대한 답을 준 것"이라며 "1988년부터 20년 이상 환경 보호 관점에서 폭죽과 불꽃놀이는 보편적으로 금지되어 왔지만 전인대의 이번 언급은 해당 시스템을 되돌아보고 (정책을) 인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의 외침에 따라 올해 전국 각지의 '새해 느낌'은 예전보다 더 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인대가 폭죽이나 불꽃놀이 제한을 금지해야 한다고 언급하기 이전에 중국 다수의 지방정부는 올해에도 폭죽 사용을 금지하는 조치를 발표해 중앙 정부의 규제 완화와 엇박자를 보이는 모습니다.

샨시 셴양시 정부는 지난 12월 7일 '불꽃놀이 및 폭죽 판매 금지에 관한 고시'를 통해 폭죽을 판매할 경우 관련 법률 및 규정에 따라 행정 처벌을 받고 엄중한 경우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으며 폭죽을 터뜨리는 사람은 100~500위안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밝혔다.

허난성, 안후이성의 일부 지역에서도 최근 폭죽과 불꽃놀이를 금지하는 내용이 담긴 통지가 나오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폭죽과 불꽃놀이에 대한 규제 완화를 시사한 가운데 대부분 시민들은 이번 신호를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여전히 폭죽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틱톡 운영사인 바이트댄스가 운영하는 미디어 플랫폼인 토우티아오신문은 최근 폭죽 사용 금지와 관련해 설문조사를 했는데 설문조사에 참여한 1만5000명 가운데 특정 시간과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폭죽 금지 해제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약 6800명으로 조사됐다. 이어 전면적으로 금지를 해제해야한다는 응답은 5900명, 금지 해제를 반대한다는 응답은 1700명으로 나타났다.

폭죽 사용 금지를 해제해야 한다고 한 시민은 "폭죽을 터뜨리는 것 역시 중국의 전통 문화인데 만약 정말 환경이나 안전을 위한 것이라면 없어져야할 다른 조치들도 많다"고 말했다.

반면 한 웨이보 사용자는 "환경을 보호해야 하는 마당에 왜 금지 해제를 논의하는지 모르곘다" 등의 의견을 내놨다.

ejj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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