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벗플레이·최수종·삼국지·모비딕…비대위 회의도 '한동훈 스타일'
모비딕 인용하며 윤재옥 소개, 청담동 술자리 언급도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국민의힘에서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가 29일 공식 출범했다. 첫 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도 특유의 '한동훈 스타일'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첫 비대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농구의 '피벗 플레이'부터 배우 최수종 씨와 삼국지, 소설 '모비 딕'까지 다양한 분야를 언급했다. 기존 정치권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표현들이다.
한 위원장은 주요 당직 인선을 소개한 뒤 "여러분 농구 좋아하십니까. 농구에선 '피벗 플레이'라는 걸 하잖아요"라고 발언을 시작했다. 피벗 플레이란 농구에서 공을 잡은 선수가 한 발은 플로어에 딛고 다른 쪽 발만을 옮기면서 경기하는 규칙이다.
그는 "우리는 동료 시민과 나라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이기기 위해 모였지만 그 과정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전략을 다 동원해야 하고 그렇게 할 거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발은 반드시 공공선이라는, 공동의 선이라는 명분과 원칙에서 떼지 않겠다는 약속, 피벗 플레이를 하겠다는 약속을 드리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두 발을 다 떼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도 이기기만 하면 된다는 식의 플레이를 하면 우리가 민주당과 다를 게 없어질 것"이라며 "우리 사회의 격에 맞는 명분과 원칙을 지키면서도 이기겠단 우리의 결심이 오히려 우리를 승리하게 할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했다.
배우 최수종 씨도 등장했다. 한 위원장은 "우리 내부에서 궁중암투와 합종연횡하듯 사극을 찍고 삼국지 정치를 하지 말자는 것"이라며 "사극은 어차피 늘 최수종 씨 것이고 제갈량은 결국 졌다"고 말했다. 내년 총선 공천을 앞두고 대통령실과 관계나 당내 의원들 사이에서 갈등이 생길 가능성을 사극 속 궁중암투에 빗대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김의겸 민주당 의원이 제기했던 청담동 술자리 의혹도 농담조로 언급했다. 그는 2002년생 윤도현 비대위원을 소개하면서 "제가 처음에 윤도현이라고 발표했을 때 '청담동 술자리에서 진짜로 제가 윤도현 노래를 불렀구나'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더라"며 "그 윤도현이 아니고 우리의 2002년생 윤도현 위원"이라고 소개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를 소개하는 과정에선 한 위원장 특유의 인용문이 등장했다. 그는 "제가 좋아하는 책 구절 중 '고래를 두려워하지 않는 자, 내 배에 태우지 않겠다'는 말이 있는데 그 구절을 읽을 때마다 떠오르는 분"이라며 "이분의 신중함과 판단력, 결단을 저는 적전으로 의지하겠다"고 했다.
한 위원장이 인용한 책은 미국 소설가 허먼 멜빌의 '모비 딕'으로 앞서 가장 감명 깊게 읽었다고 밝힌 책이다. 법무부장관 임기 마지막 날에는 자신에게 편지를 보낸 예비 고등학생에게 모비 딕과 함께 손편지 답장을 보내기도 했다.
한 위원장이 윤 원내대표에게 전적으로 의지하겠다고 발언한 것은 비정치인 출신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김예지 위원을 소개하면서도 "제가 정치 경험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정치 경험이 없는 저를 조이(김 의원의 안내견)와 함께 잘 이끌어주시길 기대한다"고 했다.
대중문화부터 고전 소설과 연설문까지 다양한 분야를 언급하는 것은 한 위원장 특유의 스타일로 꼽힌다. 중간중간 농담조의 발언을 하거나 자연스럽게 손짓을 곁들이는 것도 특징이다. 국민들에게 친숙한 주제를 인용해 편안하게 접근하면서 기존 정치권과 차별화를 노리는 것이라는 해석이다.
앞서 한 위원장은 지난 26일 비대위원장 수락 연설에서도 중국 대문호 루쉰을 비롯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연설과 '서태지와 아이들' 노래 가사 등을 인용했다.
지난 27일 첫 출근길에서는 이창호 바둑 사범과 미국 권투선수 조지 포먼, 히치콕 감독 등을 언급하며 "열정과 동료 시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선의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고 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자신의 발언이 끝난 뒤 비대위원들이 인사할 때마다 한마디씩 첨언을 이어갔다.
구자룡 위원이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끊임없이 날개짓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고 하자 한 위원장은 "저는 결과도 좋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했고, 윤도현 위원에게는 "바로 수락하지 않고 생각해보겠다고 했는데 그 기간 동안 마음을 졸였다"고 말했다.
장서정 위원에 대해선 "저한테 '꼭 국민의힘을 지지하거나 저를 지지해야 하냐'고 했다. 제 대답은 그렇지 않아도 좋다는 것"이라고 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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