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포스코 회장 선출 개입…최정우 '3연임' 변수로
김태현 이사장, 'KT 사례' 언급…전문가 "누구든 자질이 중요"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포스코그룹 최초 비(非)엔지니어 출신 수장인 최정우 회장이 지주사 체제 전환 등 경영 성과를 바탕으로 3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차기 회장 선출 절차를 문제 삼으며 제동을 걸었다. 최 회장의 3연임 도전에 변수가 생긴 모양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9일 <더팩트>와 통화에서 "소유분산 기업인 포스코홀딩스 대표 선임은 KT 사례 때 밝힌 바와 같이 주주 이익이 극대화될 수 있도록 내외부인 차별 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 이사장은 이어 "인선 단계부터 후보 추천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주주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통로가 확보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 지분 6.7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국민연금 기관장이 CEO 선출을 무산시킨 'KT 사례'까지 직접 언급하며 절차적 문제를 제기한 셈이다. 국내 대기업집단 중 포스코와 KT, KT&G는 지분이 분산돼 오너가 없는 '소유분산기업'이다.
KT에서는 구현모 전 대표와 윤경림 전 KT그룹 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전 현대자동차 오픈이노베이션전략사업부 부장)이 대표이사 후보로 지명됐으나, 최대주주 국민연금 등이 제동을 걸어 낙마한 바 있다. 당시 정치권 입김이 상당했다는 평가도 있었다.
포스코홀딩스 CEO 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는 김태현 이사장 발언을 즉각 반박했다. 관련 보도 이후 후추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신(新) 지배구조 관련 규정에 정한 기준에 따라 독립적으로 투명·공정하게 차기 회장 심사 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포스코홀딩스는 투명성 차원에서 현직 회장 연임을 우선 심사하는 '셀프 연임제'를 폐지했다. 후추위를 통해 후보군을 선정해 최종 선임하기로 했다. 다만 후추위 자체가 최 회장 재임 기간 선임된 사외이사 7명 중 6명으로 구성돼 '보여주기식'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후추위 위원장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는 "만약 현 회장이 3연임을 지원한다면 개인의 자유"라며 "누구에게도 편향 없이 냉정·엄중하게 심사에 임할 것"이라고 제기된 우려를 일축했다. 후추위는 내년 1월 8일까지 내·외부 후보자 등 20~30명의 이름이 담긴 '롱리스트'를 작성한다.
이후 외부 인선자문단의 자문을 받아 '숏리스트'로 압축해 차기 회장을 확정할 방침이다. 다만 자문단 구성과 자격 요건 등이 알려지지 않아 공정성 시비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와 관련 박 위원장은 "과정을 수시로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개입에 문제는 없으나, 결국 경영 역량과 비전 등을 기준으로 차기 회장을 선임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 회장이 3연임을 하든,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든 중요한 것은 '자질'이라는 이야기다. 다만 정치권 등 외부 개입은 경계해야 한다고 본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최 회장을 평가할 때도 현역이기 때문에 성과와 과오 모두 저울에 올려야 한다. 오히려 연임에 도전하는 사람이 어려울 수도 있다"라며 "제일 중요한 것은 공정한 절차 속에서 윤리경영과 도덕성을 기준으로 선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주인 없는 회사' 포스코는 정권 교체기마다 수장 물갈이가 이뤄졌다. 1968년 설립 이후 고 박태준 초대 회장부터 권오준 회장까지 총 8명의 회장이 임기 중간에 물러났다.
최근 김대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본인이 포스코 회장 인사에 개입하고 있다는 '지라시'(정보지)를 최초로 작성하고 유포한 사람을 허위사실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해당 사건은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수사 중이다.
일각에선 최 회장의 '과'에 대한 이야기도 회자된다. 실제 '꼼수로 성과급을 더 받았다는 지적'을 받는 등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아울러 회사 차량을 사적인 용도로 사용한 의혹이 제기돼 업무상 배임 혐의로 고발당하기도 했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수서경찰서는 최 회장의 혐의가 인정된다며 지난 9월 검찰에 송치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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