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미분양 또 1만 가구 넘어…"중소건설사들 심각한 경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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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규모가 두 달 연속으로 1만 가구를 넘었다.
악성 미분양 주택의 대다수가 비수도권 물량(8,376가구)인 점도 중소건설사에 악재다.
악성 미분양 증가, 매매 시장 위축으로 건설사들이 보수적으로 사업을 경영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다시 주택 사업 경기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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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주택 거래량도 전월 대비 5%↓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 규모가 두 달 연속으로 1만 가구를 넘었다. 도급 순위 16위의 중견 건설사인 태영건설마저 자금난을 이겨내지 못하고 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등 건설 경기가 극도로 위축된 상황에서, 중소건설사들의 경영난은 더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11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5만7,925가구로 전월보다 374가구(0.6%) 줄었다. 9개월 연속 감소하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올해 들어 새롭게 분양하는 물량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문제는 완공됐는데도 분양에 실패한 주택은 오히려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달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465가구로 집계됐다. 전월 기준으로 2년 8개월 만에 1만 가구를 넘어선 이후, 한 달 동안 241가구(2.4%) 더 증가한 수치다. 건설사들은 통상적으로 분양 대금으로 대출과 공사비를 정산하기 때문에 악성 미분양 주택이 과도하게 증가하면 자금난에 빠질 수 있다.
악성 미분양 주택의 대다수가 비수도권 물량(8,376가구)인 점도 중소건설사에 악재다. 특히 전남(1,339가구) 경기(1,069가구) 제주(1,028가구) 대구(1,016가구) 부산(863가구) 경북(843가구) 충남(837가구) 경남(779가구) 인천(619가구) 강원(504가구)에서는 악성 미분양 주택이 500가구가 넘었다. 서울의 악성 미분양 주택은 전월보다 7가구 줄어든 401가구로 나타났다.
여기에 주택 시장 경기도 악화하고 있다. 지난달 주택 매매 거래량(신고일 기준)은 4만5,415건으로 지난달보다 2,384건(5%) 줄었다. 올해 월별 거래량은 8월(5만1,578건) 정점을 찍은 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1월(3만220건)보다는 50% 증가했지만 2020년(11만7,000건)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악성 미분양 증가, 매매 시장 위축으로 건설사들이 보수적으로 사업을 경영할 수밖에 없고, 이것이 다시 주택 사업 경기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내년도 산업 진단 보고서에서 “많은 건설사가 자금난에 몰린 가운데 주택 수요가 급감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주택 경기 회복 여부가 내년 건설산업의 중요 변수”라고 밝혔다.
연구원은 또 “해외 건설시장 수주 여건이 개선되고 신규 진출 사업과 비주택 사업의 실적이 다소 개선된 대형건설사는 그나마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며 “상업용 부동산과 주택 사업의 비중이 높은 중견, 중소건설기업들은 심각한 경영 위기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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