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아는 사람의 죽음[금주의 B컷]
정효진 기자 2023. 12. 29. 15:59
서울 여의도에서 성북구까지는 차로 40분 정도가 걸렸다. 확실하진 않지만 일단 가보자는 연락을 받고 가는 중에 속보가 떴다. “배우 이선균 사망, 차량에서 발견”. 단체채팅방에서도 친구들이 소식을 전했다. 다른 얘기를 하다가도 “근데 진짜 충격적이다”라는 말이 이어졌다.
그는 지난 10월부터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아왔다. 지난 23일 3차 소환에서는 19시간 밤샘 조사를 받았다. 이후 억울하다는 입장을 밝히며 거짓말탐지기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세 차례의 공개 출석과 매일 새롭게 쏟아지는 뉴스로 인해 많은 압박을 받아왔을 것으로 보인다.
도착했을 때는 점심 즈음이었다.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 찾는 데 어렵지는 않았다. 경찰이 현장을 통제했지만 행인들은 한 번씩 기웃대며 지나갔고, 가던 차량도 잠깐 멈추고 창문을 내렸다. 감식반이 도착하고, 차량을 견인해갈 때까지 많은 사람들이 현장에 있었다.
우리는 다양한 죽음을 목격하고, 모두가 아는 사람의 죽음은 조금 더 오래 들여다본다. 죽은 사람이 무엇을 원했을지는 알 수 없지만 그가 남긴 모든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나 역시 오랫동안 현장에서 빈 차를 보고 있었으니 그의 죽음과 무관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
정효진 기자 hoh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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