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장사, 올해 자사주 7.4조원 샀다… 작년보다 21% 늘어

권오은 기자 2023. 12. 29. 15:5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기업이 올해 자사주를 7조원 이상 취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사주 매입 계획 규모도 9조원을 넘겼다.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의 상장사 284곳은 올해 총 7조3982억원어치(체결금액 기준)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2018년은 삼성전자가 4조8750억원, SK하이닉스가 1조8000억원어치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며 매입 규모가 유달리 크게 늘었던 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주가치 제고 위한 자사주 소각도 증가 추세

국내 기업이 올해 자사주를 7조원 이상 취득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사주 매입 계획 규모도 9조원을 넘겼다. 주목할 만한 점은 자사주 매입뿐 아니라 소각 규모도 늘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의 대표적 주주환원 정책인 자사주 매입은 소각까지 이어져야 진정한 의미의 주주가치 제고란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그래픽=정서희

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코스닥·코넥스 시장의 상장사 284곳은 올해 총 7조3982억원어치(체결금액 기준)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상장사 수는 지난해보다 21.8%(79곳) 적었으나, 매입 규모는 오히려 21.2%(1조2955억원) 늘어난 것이다.

자사주 매입은 기업이 자기 회사 주식을 회삿돈으로 사들이는 것을 말한다.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를 줄여 주주들이 보유한 주식 가치를 제고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이에 자사주 매입은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꼽혀왔다.

자사주 매입 계획도 크게 증가했다. 올해 총 254개 상장사에서 수년 내 9조1665억원어치 자사주를 취득할 것이라고 공시했다. 이는 2018년 이후 최대 규모다. 2018년은 삼성전자가 4조8750억원, SK하이닉스가 1조8000억원어치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히며 매입 규모가 유달리 크게 늘었던 해다. 2019년 4조591억원으로 위축했다가 이후 매년 증가세를 보여왔다.

자사주 매입과 함께 소각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 상장사들은 5조4073억원어치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밝혔다. 자사주 매입 규모의 70%, 매입 계획 규모의 58% 수준이다. 2019년 1조417억원어치 소각에서 5년 새 500% 가까이 늘었다.

일례로 셀트리온은 올해 8번의 공시를 통해 1억6817만주(1조2118억원어치)를 매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이달 28일까지 계획의 절반 수준인 574만2688주를 매입했다. 이 중 230만9813주를 소각했다. 셀트리온은 자사주 취득 목적을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로 설명한다. 올해 셀트리온헬스케어과 합병을 추진하면서 셀트리온이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는 분석도 있다.

전문가들은 자사주를 매입만 하고 소각하지 않으면 주주환원 효과가 없다는 지적을 기업이 점점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소각하지 않으면 발행주식 수가 그대로고, 언제든 기업이 다시 되팔 수 있어 장기적인 주가 제고엔 한계로 작용한다. 자사주 매입이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쓰인다는 지적도 있다. 인적분할, 우호 기업과의 지분 교환 등에서 일종의 ‘백기사’로 자사주를 활용하는 경우가 잦다는 것이다. 또 단기적 주가 안정을 위해서 자사주를 매입하고 나중에 내다 파는 일도 많았다.

최근 자사주 소각 의무화에 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달 ‘기업의 주주권과 경영권’을 주제로 열린 정책세미나에서 “2012년 개정 상법에는 자사주 처분 의무가 없다”면서 “자사주 취득이 주주가치 제고와 주주환원에 기여하지 않고, 취득과 처분의 목적이 다른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어 “자기주식 취득과 처분, 신주발행과 자기주식 처분의 균형을 갖춘 입법을 통해 자사주 활용의 한계를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