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금리 다시 3% 시대… 4%대 막차 탈 은행은
지방은행·협동조합 중심 4.00~4.25% 형성
5대 은행 연 3.70~3.75% 형성된 것과 대조
“은행채 금리 내려가 4%대 예금 사라질 것”
주요 시중은행에서 4%대 예금이 사라진 가운데 지방은행과 협동조합에서는 4%대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으로 빠져나가는 자금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다만 은행의 주요 자금조달 수단인 은행채 1년물 금리가 최근 빠르게 하락하고 있어, 현재 4%대 은행 정기예금 금리도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은행권 정기예금(12개월) 중 최고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으로 연 4.25% 금리를 제공한다. 이 예금은 기본금리 연 3.20%에 우대금리 최대 연 1.05%를 적용한다. 이어 Sh수협은행의 ‘Sh해양플라스틱Zero!예금’이 연 4.10% 최고금리를 제공하며 두 번째로 높았다. 이 예금은 기본금리 연 3.75%에 우대금리 최대 연 0.35%를 적용한다.
지방은행을 중심으로도 예금금리가 4%대로 형성돼 있다.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과 전북은행의 ‘JB123정기예금’은 최고금리가 연 4.05%로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높았다. 이어 광주은행의 ‘굿스타트예금’이 연 4.02%를 보였다. 이외에도 ▲부산은행 ‘더(The) 레벨업 정기예금’ ▲DGB대구은행 ‘IM스마트예금’ ▲제주은행의 ‘J정기예금’의 최고금리가 연 4.00%를 기록했다.
최근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가 3.70~3.75%로 형성된 것을 고려하면 금리가 최대 0.50%포인트 차이가 난다. 5대 은행은 자금조달에 여유로운 모습이다. 지난 10월부터 은행채 발행 규제가 풀리며 자금 유치를 예금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달 순발행된 은행채는 10조3327억원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규모다. 순발행액을 보면 8월 3조7794억원, 9월 4조6800억원, 10월 7조5393억원, 11월 10조3327억원 등 매달 순발행 규모가 커지고 있다.
또 예금금리의 준거금리가 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가 내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은행채 1년물 금리는 3.66%로, 이는 지난달 초 4.10%에서 0.44%포인트 떨어졌다. 은행채 금리가 떨어진 데는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된 영향이 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3회 연속 동결하고 내년 세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국내 시장금리에 선반영됐다.
다만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예금금리를 끌어올리는 이유는 최근 저원가성 예금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실제 5대 지방은행(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의 저원가성 예금은 지난 3분기 기준 64조3815억원으로 전년 동기(75조5624억원) 대비 14.8% 줄어들었다. 저원가성 예금에는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 등을 포함한다. 이 예금 금리는 연 0.1% 수준으로 사실상 이자가 없다.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예대마진을 더 많이 낼 수 있다. 통상 저원가성 예금이 줄면 은행은 정기예금에 의존해 부족한 자금을 채운다.
저원가성 예금이 줄어든 배경으로는 5대 은행으로 자금이 이동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은행권에서 고금리 수신 경쟁을 벌어지면서 지방은행 자금이 5대 은행, 인터넷전문은행 등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868조7369억원으로 1년 새 41조4383억원 증가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은행권 예금금리가 모두 3%대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주요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내려가면서 지방은행도 여유가 생긴 상황이다”라며 “주요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내려가면 나머지 은행들의 예금 경쟁력이 올라가기 때문에, 은행채 금리가 내려가며 은행권 예금금리가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비용을 감수하면서까지 은행들이 고금리를 유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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