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된 수비, 도움 올린 손흥민도 어쩔 수 없었다

토트넘 손흥민이 29일 영국 팔머의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의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패한 뒤 아쉬워하며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고 있다. 팔머 | AP연합뉴스

공격에서 아무리 활약해도 수비 붕괴는 어쩔 수 없었다. 손흥민(토트넘)이 풀타임 활약에 공격포인트까지 올리며 분전했지만 토트넘의 완패를 막지 못했다.

손흥민은 29일 영국 팔머의 아멕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이하 브라이턴)과의 2023~2024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9라운드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도움 1개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손흥민의 5번째 도움이다. 지난 24일 열린 에버턴전서 결승골을 넣었던 손흥민은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작성하며 시즌 전체 공격포인트를 16개(11골·5도움)로 늘렸다.

하지만 토트넘은 브라이턴에 2-4로 완패, 최근 리그 3연승의 상승세가 끊겼다. 승점 36점을 유지한 토트넘은 5위에 그대로 머물렀다.

손흥민은 이날도 왼쪽 측면 공격수로 나서 부지런히 골을 노렸다. 하지만 토트넘은 전반에만 2골을 헌납하며 분위기가 처졌고, 후반 19분과 30분에도 연이어 실점하며 승기가 완전히 넘어갔다.

사실 현 토트넘 수비진의 상황을 생각하면 어쩔 수 없는 결과이기도 했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날 포백을 전부 풀백들로 채웠다. 중앙 수비수인 미키 판더펜과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부상으로 이탈했기 때문이었다. 이들 말고도 에릭 다이어와 애슐리 필립스라는 중앙 수비 자원이 있었지만, 다이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선호하는 선수가 아니었고 필립스는 너무 어렸다. 그 결과 토트넘의 포백 라인은 시종일관 브라이턴의 맹공에 안정감을 찾지 못하고 흔들렸다.

4골을 먼저 내준 상황에서도 손흥민과 토트넘은 포기하지 않았다. 손흥민은 후반 36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반대편으로 패스를 내줬고 이를 잡은 알레호 벨리스가 골로 연결하며 도움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4분 뒤 벤 데이비스의 헤딩골까지 터지며 2골차로 따라붙었지만, 이후 더 이상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손흥민은 경기 후 “매우 실망스러운 경기력이었다. 우리가 이번 시즌 접근해 온 방식, 펼쳐 보이기를 원하는 경기력 수준이 아니었다”고 아쉬워하면서도 “지금은 서로 손가락질할 때가 아니다. 오늘 일을 다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며 다시 앞으로 나아갈 것을 강조했다.

토트넘은 오는 31일 홈에서 본머스를 상대로 EPL 20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손흥민은 이 경기를 끝으로 다른 유럽파 선수들과 함께 내년 1월3일 축구대표팀이 전지훈련을 하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로 떠나 본격적인 아시안컵 대비에 나선다. 아시안컵을 앞두고 골로 다시 한 번 경기력을 끌어올려야 할 때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