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은 12월 28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하루 종일 마실 수밖에 없는 오후가 너무 길다. 그냥 시간이 가서 언젠가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질 시간을 맞았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감히 짐작할 수는 없지만 한순간 돌아선 대중의 사랑에 대한 배신감과 그들의 관음증에 대한 응징으로 그렇게 사라진 게 아니었을까. 잔인한 이 세계를 부디 용서해주세요"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하림은 한 여성이 남성을 향해 총구를 겨누는 모습이 담긴 그림을 첨부했다. 해당 작품은 일리야 밀스타인의 '뮤즈의 복수(The Muse's Revenge)'다. 구체적으로 대상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하림의 게시물은 지난 27일 세상을 떠난 고 이선균을 추모하는 글로 보였다.
하림의 게시물을 접한 다수의 누리꾼들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고인의 죽음의 원인을 대중에게 돌리고 있는 것은 물론, 일리야 밀스타인의 작품을 본래 의도와 맞지 않는 목적으로 사용했다는 것. '뮤즈의 복수'는 여성을 예술의 도구로만 사용하는 남성 중심 예술계를 비판하는 작품으로, 하림의 추모글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누리꾼들은 하림의 게시물에 "예술계에서 여성 인권, 성평등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유명작인데 이번 사안에 맞는 그림일까" "이 그림을 저 글에 쓰는 건 작가에 대한 모독이다" "연예인들 자기연민 못봐주겠다" 등 댓글을 남기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논란이 계속되자 하림은 29일 오후 게시물을 삭제했다.
작사가 김이나와 배우 이지훈 역시 고 이선균과 관련된 게시물을 올렸다가 부정적 반응이 일자 삭제했다.
김이나는 27일 소셜미디어에 "어디서 흘러 나온지도 모르는 녹취록을, 누가 그런 나를 볼세라 이어폰을 꽂고 몰래 들으며 어머어머 하고, 관련 영상으로 뜨는 비슷한 가십성 콘텐츠도 클릭해보고, 자극적인 기사 타이틀을 보면 슥 훑어보고.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그 기사 봤어?'라고 얘깃거리 삼고. '실패한 수사로 보이지 않으려 너무 자극적 사생활 이슈를 흘리는 것 같다'는 남편의 얘기를 듣고서야 짐짓 '그래 맞아. 너무한 것 같네'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후로도 똑같이 뭐가 나오면 들여다보고, 마지막에 '너무 사람 망신 주기 하네, 심하다'라는 말로 스스로 면죄를 하던 내 모습이 선명해서 차마 감히 추모도 못 하겠는 마음"이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차라리 악플러이거나 아예 그런 기사에 관심을 끄는 사람이 아닌, 그 가운데 어디쯤에 있는 어쩜 제일 비겁한 부류에 있는 게 나네. 사진도 검은 사진이나 그런 거 올릴 자격도 못 되는 거 같아 진짜 그냥 아무 사진"이라며 "어떻게든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은데"라고 덧붙였다.
이는 김이나가 이번 사태에 대해 솔직하게 자기 반성을 하는 글이었지만, 스스로를 자성함과 동시에 가십을 즐기는 대중을 향한 비판적 입장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회초리질'이라는 반응을 이끌어냈다. 다수의 누리꾼들은 존재조차 알지 못했던 온라인발 녹취록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것이 경솔했다는 비판을 얻기도 했다. 또 추모를 빌미로 스스로를 성찰하는 글을 올리는 것이 적절하지 않은 일이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지훈도 같은 날 "어지럽고 무섭다. 본인이 겪어보지도 그 자리에 있지도 않았던 사람들의 말, 정말 공정할까, 평등할까, 뉴스, 유튜브, 부풀려진 소문, 그놈에 네티즌, 마녀사냥, 누가 누굴 평가하는가"라는 글을 적었지만, 역시나 대중을 상대로 회초리질을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자 글을 삭제했다.
한편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던 고 이선균은 27일 사망했다. 29일 낮 12시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이 엄수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뉴스엔 김명미 mm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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