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낭독했다가 7년 옥살이'…러시아 법원, 전쟁 비판한 시인들에 징역형 선고

러시아 시인 예고르 슈토브바가 28일(현지시간) 판결을 들으며 법정의 유리로 막힌 피고석에 서 있다. AFP뉴스1 제공

 
러시아 모스크바 법원이 우크라이나전쟁에 반대하는 시를 낭독한 혐의로 두 남성 시인에게 수년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28일(현지시간) 아티옴 카마르딘(33)이라는 시인은 7년형, 예고르 슈토브바(23) 시인은 5년6개월형을 선고받았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이 선고가 내려지자 법정에 있던 이들의 지지자들은 판사들을 향해 "부끄러운 줄 알라"고 외치며 비판했다.

체포되기 전날 카마르딘은 소련 시절부터 반체제 인사들이 모여 집회하던 모스크바 광장에서 "나를 죽여라, 민병대!"라는 시를 낭독했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남부를 합병하려는 러시아의 계획을 반대하는 구호를 외쳤다. 카마르딘은 자신이 구금된 동안 경찰이 자신을 성폭행했으며 여자 친구를 협박해 사과 영상을 촬영하도록 강요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슈토브바는 최후 진술에서 "내가 무슨 짓을 했는데 불법인가. 시를 읽은 것이 불법인가"라며 판사에게 항변했다.

카르마딘과 슈토브바 두 사람 모두 '증오 선동'과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활동 촉구' 혐의가 인정되어 이같은 유죄 판결을 받았다.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단순한 항의 행위만으로도 수천 명을 구금해, 전쟁 관련한 비판은 사실상 금지됐다.

김수연 온라인 뉴스 기자 ksy1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