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결산]10가지 소식으로 돌아보는 2023년 게임계 下

강미화 2023. 12. 2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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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는 게임사들의 국내외 경계를 무너뜨리며 웨스턴 지역 중심의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했고, 게이머들은 팬 문화를 형성하며 게임에 대한 애정과 함께 목소리를 높인 한 해였다. 10가지 주요 소식으로 지난 2023년을 돌아봤다. <편집자 주>

■긍정적으로 변화한 게임 인식
<사진=김관우 선수가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금메달을 들어올리고 있다>

국민의 10명 중 6명이 즐기는 게임은 이제 여가 문화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발간한 '2023 게임 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간 국민의 62.9%가 게임을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을 일방적으로 청소년 학습과 평행선에 그리던 시선도 누그러지면서 게임에 대한 인식도 10년 전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모습이다. 충격적인 무차별적 칼부림 사건에 대한 원인을 피의자의 가족관계 붕괴, 사회적 단절 등의 문제가 아니라, 인과관계 없이 게임에서 찾으려고 하자 누리꾼들이 비판을 이어갔다.

e스포츠도 게임의 긍정적인 인식 변화에 힘을 보탰다. 제19회 아시안 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종목에 '게임'이 있었다. e스포츠 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기량을 마음껏 펼치며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스트리트 파이터 5' 부문에 출전한 김관우 선수가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 환호를 이끌었다. 43살이라는 나이에 압도적인 기량을 선보이며 금메달을 차지하면서 20대에 은퇴와 진로를 고민하는 e스포츠 선수들은 물론, 중장년층에게도 회자되며 감동을 줬다.

또한 금메달을 목에 건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감동을 이어갔다. 네 번째 롤드컵 우승을 차지한 T1은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달성한 팀으로 기록됐으며 미드 라이너 이상혁 선수는 네 번의 우승을 함께 만들어내면서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선수로 기록됐다.

게임사 관계자들도 게임에 대한 긍정적인 변화를 피부로 느꼈다고 밝혔다.

■인기 몰이한 MMORPG와 서브컬쳐 게임
국내 모바일 게임 매출 순위 시장은 MMORPG와 서브컬쳐 게임으로 양분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MMORPG는 PvP, PvE, 생활 콘텐츠, 커뮤니티를 모두 아우르는 콘텐츠 종합체로, 라이프사이클을 길게 이어가고 있다.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출시된 MMORPG 중에선 지난 4월 출시된 '나이트 크로우'의 매출 성과가 2055억 원으로 가장 높았다.

'아키에이지 워(1221억 원)' '프라시아 전기(559억 원)'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493억 원)' '제노니아(199억 원)' 등 MMORPG 타이틀들이 다수 출시돼 좋은 성과를 거뒀다. 신작 MMORPG는 PvP 경쟁 콘텐츠를 중심으로 내세우면서도 편의 기능을 더해 진입장벽을 낮춘 모습이다.

서브컬쳐 게임의 인기도 여전했다. 주류문화가 아닌, 하위문화를 뜻하며 애니메이션 그림체에 수려한 외형의 캐릭터들을 모아 육성하는 수집형 RPG가 인기 장르로 자리 잡았다.

올해 카카오게임즈가 '에버소울'을, 스마일게이트가 '아우터플레인'을 각각 선보였다. 지난 4월 출시된 호요버스의 RPG '붕괴: 스타레일'은 월 이용자 79만 명을 운집시키며 11월까지 매출 824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MMORPG와 비교해 콘텐츠 볼륨감이 낮으면서도 충성도 높은 유저층이 존재하다보니, 서브컬쳐 게임 개발을 하지 않은 게임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기본기와 팬 문화 이해도 없이 게임 개발 및 출시가 이어지는 시도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나딕게임즈는 모바일 RPG '클로저스RT: 뉴 오더'의 서비스 종료 공지를 출시 일주일만에 낸 바 있다.

■확률형 아이템 공개와 변화하는 BM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유저 불만은 확률형 아이템 중심의 성장구조를 갖춘 모바일 게임 부흥과 맞물려 꾸준히 제기됐다. 이는 정치권까지 영향을 미치며 19대 국회부터 관련 법안 발의와 폐기를 이어간 끝에 결국 21대 국회에서야 통과됐다.

내년 3월 22일부터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산업법) 시행령 일부개정안에 따라 확률형 아이템의 확률을 의무 공개하도록 바뀐다.

일부 개정안에는 확률형 아이템 유형을 캡슐형, 강화형, 합성형(컴플리트 가챠)으로 구분하고, 유형별 의무 표시사항을 규정(시행령안 제19조 제1항)이 담겼다. 또한 이용자 접근성 방안과 공정거래위원회와의 확률 검증 방안도 포함됐으며 확률형 아이템의 잘못된 정보 제공 시 게임사 대표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이 마련됐다.

다만, 이번 일부 개정안엔 해외 게임사에 대한 제재 방법이 없어 역차별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소가 없는 해외 게임사의 경우 국내대리인을 지정해야 한다는 '국내 대리인 지정법'이 발의된 상태다.

법 통과까지 시일이 지나면서 게임사들의 비즈니스 구조는 변화하고 있다. 플랫폼 다변화와 맞물려 패스 시스템 등으로 확률이 아닌 확정형 시스템을 내놓기 시작했고, 확률형 아이템의 의존도도 낮추기 시작했다.

■넥슨 독주 속 적자사는 구조조정으로 위기 관리
올해 인기 신작과 기존 게임의 서비스 성장을 고르게 이룬 넥슨의 성장세가 돋보였다.

이 회사는 3분기까지 전년 대비 24.3% 증가한 매출액 3조 742억 원, 40.3% 확대된 영업이익 1조 1815억 원을 기록했다.

플랫폼을 넘나들며 '나이트워커'를 시작으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프라시아 전기' '데이브 더 다이버' '빌딩앤파이터' '더 파이널스' '진삼국무쌍M' 등 다양한 신작을 선보였다. 여기에 'FC 온라인'과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등 기존 라이브 게임들까지 성장하면서 연 매출 4조원을 바라보고 있다.

반면, 올해 적자를 본 회사도 많다. 넷마블, 컴투스, 위메이드, 펄어비스, 데브시스터즈, 위메이드플레이, 넵튠, 한빛소프트, 플레이위드, 와이제이엠게임즈, 썸에이지, 룽투코리아, 액션스퀘어 등은 올해 3분기까지 적자를 봤다. 엔씨소프트는 영업이익이 73.9%, 카카오게임즈는 63.8%, 웹젠 51.6% 각각 감소했다.

적자와 영업이익 감소 속에서 게임사들은 특단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비용 축소를 위해 개발 및 퍼블리싱 준비 중인 프로젝트를 포기하거나, 인건비 감소에 나섰다.

엔씨소프트는 비게임 분야를 정리해가는 모습이다. 올초 팬덤 플랫폼 '유니버스'를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정리한 데 이어 최근 AI 금융 사업까지 정리 수순을 밟고 있다.

컴투스는 메타버스 사업을 축소하면서 컴투버스에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올해 적자전환한 데브시스터즈는 희망퇴직을 받으며 라이언게임즈, 테이크원컴퍼니와 라인게임즈도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 수장 바뀐 게임사
<사진=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좌)와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 

올해 '리스크' 전문가들이 게임사 수장 자리에 올랐다. 컴투스홀딩스의 수장 자리에는 재무전문가인 정철호 사내이사가 맡았다. 

상장을 앞둔 라인게임즈는 법률 전문가인 박성민 대표를 새로운 수장으로 내세웠다. 또한 라인게임즈의 전신인 넥스트플로어를 창업한 김민규 CPO가 퇴사했으며 넥슨코리아 출신 김태환 부사장과 윤주현 CTO를, 게임사업을 총괄할 조동현 COO까지 영입했다.

내년에도 수장 자리에 변화가 이어진다. 넥슨은 신임 대표이사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를 내정했다. 이정헌 대표는 2003년 넥슨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20여 년간 근무해 온 넥슨맨이다. 넥슨 대표에 외부 인사가 아닌, 넥슨맨이 내정됐다는 점에서 내부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다. 넥슨코리아의 신임 공동 대표이사에는 강대현 COO(최고운영책임자), 김정욱 CCO(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가 내정됐다.

엔씨소프트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공동대표로 운영한다. 공동 대표직 후보에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가 영입됐다. 박병무 후보자는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를 시작으로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구 로커스홀딩스)대표, TPG Asia(뉴 브리지 캐피탈)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 VIG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한 바 있다.
강미화 redigo@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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