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결산]10가지 소식으로 돌아보는 2023년 게임계 上

강미화 2023. 12. 2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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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한 해는 게임사들의 국내외 경계를 무너뜨리며 웨스턴 지역 중심의 시장 진입에 박차를 가했고, 게이머들은 팬 문화를 형성하며 게임에 대한 애정과 함께 목소리를 높인 한 해였다. 10가지 주요 소식으로 지난 2023년을 돌아봤다. <편집자 주>

■아시아 넘어 웨스턴으로 확장하는 게임사
올해는 글로벌 시장 공략의 가속화로 게임사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글로벌 시장 공략에 대한 선택지도 다양해진 모습이다. 아시아 문화권의 중국, 대만 등 동남아 시장뿐만 아니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웨스턴 시장에서의 흥행으로 시작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인기 게임으로 자리매김하는 전략에도 힘을 쏟고 있다. 앞서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펍지: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 '로스트아크' 등이 좋은 예시가 됐다.

2022년 게임백서에 따르면, 중국 시장은 전 세계 게임 2위 규모 시장으로 여전히 매력적인 시장이다. 올해는 판호(서비스 허가권)이 국산 모바일 게임에도 다수 발급됨에 따라 '에픽세븐' '메이플스토리M' '블루아카이브'  'A3: 스틸 얼라이브' '신석기시대' '일곱 개의 대죄:그랜드 크로스' '쿠키런: 킹덤' 등이 출시됐다.

다만, 판호 발급 자체가 진입장벽인 것은 여전하며 게임 규제 방향성도 유지되고 있다. 최근에는 국가신문출판서는 확률형 아이템 전면금지와 출석체크 보상, 패스 보상 금지 등 비즈니스 모델 규제를 제시한 데 이어 의견 청취를 하겠다고 나서면서 게임계가 들썩이기도 했다.

외국회사의 직접 서비스도 불가능하다보니 수익 분배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시장 규모 484억 3100만 달러(62조 8634억 원)로 전체 게임 시장의 22%를 차지하며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미국 게임 시장에 시선을 돌리고 있다.

게임사들은 북미, 유럽 등 서구권 시장에서 여전히 많이 활용하는 플랫폼인 콘솔 게임을 선보이거나, 서구권 시장에서 인기 장르 게임을 개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10년간 모바일 게임 개발에 집중하면서 PC·콘솔 중심의 미국 게임 시장 진입에 어려움을 느꼈으나, 기술의 발전으로 기성 시중 엔진으로 PC, 콘솔간 포팅이 용이했고, 개발 뿐만 아니라 유통에 있어 전 세계 게이머가 공통적으로 활용하는 '스팀' '에픽게임즈스토어' 등 게임 플랫폼이 있다는 점도 이점으로 나타났다.

■ 국산 PC 콘솔 게임 흥행 사례 등장
사실 게임사들이 성장을 위해선 해외, 웨스턴 시장까지 나아가야한다는 목소리는 꾸준하게 이어졌다. 현지 게이머의 취향을 반영하기 위해 자체 개발, 게임사 인수, 퍼블리싱 라인업 확보 등의 노력도 이어졌다.

특히 올해는 게임사 자체 개발작으로 PC,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선보여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단순히 기존 게임의 콘솔 이식이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콘솔 플랫폼을 염두해두고 개발한 게임들이 올해 윤곽을 드러냈다. 소울라이크, 루트 슈터, SRPG로, 대중성보다는 해당 장르를 선호하는 팬층부터 공략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인다.

넥슨은 빅앤리틀 전략의 일환으로 '리틀' 브랜드 '민트로켓'을 론칭했으며 첫 타이틀로 선보인 '데이브 더 다이버'가 전 세계 게이머에게 호응을 얻었다.

'데이브'는 심해를 탐험하며 해양 생물을 사냥하는 어드벤처 요소와 초밥집을 운영하는 경영 시뮬레이션이 결합된 게임으로, 매력적인 캐릭터와 흥미로운 스토리가 어우러진 것이 특징이다.

지난 6월 28일 스팀 출시 이후 싱글 패키지 누적 판매 200만 장을 돌파했으며, 지난 10월 26일 닌텐도 스위치 버전 정식 출시 직후 한국 포함 북미, 일본 등 닌텐도 주요 시장의 매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12월 8일 스팀과 PS5, 엑스박스 시리지 엑스 에스에 '더 파이널스'도 파괴 메커니즘을 더해 자유도를 높인 슈팅게임으로 호평을 받고 있으며 스팀 최고 동시 접속자 24만 명, 최다 플레이 게임 4위를 기록했다.

네오위즈가 지난 9월 19일 출시한 'P의 거짓'의 성과도 눈부시다. 출시 이후 약 한 달 만에 스팀, PS4·5, 엑스박스에서 디지털 및 콘솔 패키지 판매량 100만 장을 넘어섰다. 고전을 재해석해 피노키오가 인형의 폭주로 폐허가 돼 버린 크라크시를 배경으로 인형과 다양한 몬스터를 상대로 전투를 벌이는 모습이 담겼다.

글로벌 정식 출시 이후 약 한 달 만에 달성한 성과로, 지난 15일 기준 스팀, PS4·5, 엑스박스에서 디지털 및 콘솔 패키지 판매량을 취합한 수치다. 북미, 유럽, 일본 등 해외 판매량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PS의 디지털 및 하드 패키지 판매량이 높다.

'P의 거짓' 흥행으로 싱글플레이 콘솔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사들도 자신감이 생긴 모습이다. 모바일에 편중됐던 개발 무게감이 분산됨에 따라, 유저들의 선택지도 보다 다양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크로스플랫폼과 소통 중시
전 세계 공통적으로 코로나 펜데믹 기간 동안 스스로의 취향과 성향을 고찰한 이용자들의 취향은 보다 다채로워졌다.

올해 게임사들은 게임을 구현하는 플랫폼은 물론, 장르도 다양하게 선보였으며 게임을 공개하는 방식도 변화했다.

유저 스스로의 라이프사이클에 맞춰 접근하기 편한 플랫폼에 모두 대응하고자하는 개발사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개발 여력이 있는 대형 게임사에선 모바일 게임에 PC 버전도 지원하는 것은 이제 당연시 돼 가고 있다. 여기에 콘솔·PC를 넘나드는 타이틀로 차기작을 꾸려가고 있다. 앞서 넥슨은 PC·콘솔·모바일에 모두 대응하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를 선보였다. 

한국콘텐츠진흥원도 2024년 게임 개발 제작 지원사업 부문에 PC·콘솔 크로스플랫폼 게임 개발 지원금으로 8억 원 예산을 신설, 배정했다.

현지에 직접 가지 않아도 스팀에 게임 개발 버전을 공개하고, 피드백을 받아 수정할 수 있는 환경이 구축됨에 따라 게임사들은 '스팀 넥스트 페스트'를 활용해 개발 버전부터 공개하고, 유저 의견을 반영하는 전략을 도입해 활용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도쿄게임쇼' '게임스컴' '더 게임 어워드' 등 해외 유명 전시회와 행사에서 신작 소개도 이어졌다. 비교적 최근 열린 '더 게임 어워드'에서 넥슨은 FPS '더 파이널스'의 시즌1 출시와 루트슈팅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 2024년 여름 출시,'퍼스트 버서커: 카잔'의 게임 플레이 영상을 공개했다.

■'이용자 유치'에서 '팬덤 형성' 문화로
신작 출시 경쟁도 쟁쟁했지만, 기존 게임의 수성도 돋보였다. 게임 운영 서비스의 중요성도 다시금 입증했다. 서비스 장기화를 위해 팬 문화로의 발전을 꾀하면서 온라인은 물론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기 위한 활동이 활발했다. 이는 국내외 게임사를 막론한다.

팝업스토어나 컬래버레이션에 따른 게임사의 수익 효과는 사실상 미미하나, 게임을 이용하는 유저층을 견고하게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게임사의 다양한 시도로 이용자는 카페, 음식점, 베이커리점, 편의점 등 일상 공간은 물론, 포토부스, 주유소 등에서도 게임을 만나볼 수 있게 됐다.

팝업스토어 오픈은 이제 흔한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던전앤파이터' '메이플스토리' '검은사막' '크레이드 아케이드' '원신' '블루아카이브' '붕괴3rd' '디제이맥스' '이터널리턴' 등 다수의 게임들이 팝업스토어를 열고 오프라인에서 게이머와 만났다. 게임 외적으로 캐릭터 사업에도 나서면서 엔씨소프트에서 '도구리'를, 넷마블에선 '쿵야' 캐릭터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했다. 

호요버스는 '원신'에 무기한 운영제를 채택한 카페도 개업해 눈길을 끌었다. 넥슨도 '메이플스토리' 카페를 내년 중 선보일 예정이다.

국내 오프라인 전시회는 올해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게임 라인업에 따라 큰 온도차를 보이나, 올해 지스타는 글로벌 지향 신작이 대거 공개됨에 따라 국제게임전시회의 면모를 갖춘 모습이다. 지난 2018년부터 개최되고 있는 '애니메이션 X 게임 페스티벌 2023(AGF 2023)'는 국내 대표적인 서브컬쳐 게임 전시회로 자리매김했다.

■아쉬움 남은 운영
팬 문화로 이끄는 과정에서 서비스 운영 문제는 고질적으로 나타났다.

게임 서비스에는 수많은 인력이 요구된다. 콘텐츠 향상을 위해 외주 업체와 함께 하거나 퍼블리싱사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이 과정에서 직원의 일탈로 인한 문제적 행위가 종종 발생했다.

업데이트 발표회 리허설 장면을 촬영해 무단게재하거나 게임 정보를 친분을 유지하는 커뮤니티 길드에 전달하는 등 사례가 발생했다. 게임에선 업데이트 정보를 아는 것만으로도 이익을 취할 수 있는 만큼, 내부 정보 교육이 철저히 진행돼야 한다. 게임에 대한 애정보단, 인정욕구를 드러내고 싶어하는 어리석은 이기심은 회사 내부 정보 유출과 게임 이미지 훼손에 해고 결말로 마무리됐다.

PV(프로모션 비디오) 제작 업체에서 게임 콘텐츠를 왜곡하고, 공개적인 SNS에 혐오 표현을 게재해 게이머에 불쾌감을 준 사례도 있었다. 특히 혐오 표현 문제는 영상 비공개 처리와 제작 업체의 사과문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으나 젠더 갈등 프레임이 씌워지면서 업계 전반에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혐오 표현에 불쾌감을 느낀 이용자보다는 문제가 된 영상 제작자의 성별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게이머들은 젠더 갈등에 휩쓸려 똑같은 혐오로 되돌리기보다는 릴레이 기부 운동으로 대응해 눈길을 끌었다.
강미화 redigo@fom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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