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라는 게 무섭더라" 박민우는 절실히 느꼈다…3할 부활·가을 돌풍의 원동력, 연패의 공포까지

신원철 기자 2023. 12. 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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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우 ⓒ곽혜미 기자
▲ 박민우(왼쪽)는 중학교 후배였던 주민재 코치(전 SK)의 도움을 받아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 신원철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원철 기자] 박민우가 살아나면서 NC 다이노스도 살아났다. 박민우가 3년 만에 다시 3할 타자로 돌아온 올해, NC는 3년 만에 가을야구 초대권을 받았다. 포스트시즌 6연승으로 한국시리즈를 바라보다 kt 위즈에 3연패하면서 플레이오프에서 대권 도전의 꿈을 접었다. 박민우는 좋을 때도 나쁠 때도 분위기의 힘을 느꼈다.

NC는 지난달 5일 kt와 플레이오프 5차전을 끝으로 2023년 일정을 마쳤다. 2020년 창단 첫 우승 뒤로 2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던 NC지만 올해는 4위로 시작해 플레이오프까지 올라가고, 또 2위로 상대를 기다리던 우승후보 kt를 벼랑 끝까지 몰아세우는 돌풍을 일으켰다. 팬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긴 가을이었다.

박민우는 그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다음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지난달 말부터 중학교 후배인 주민재 코치가 운영하는 아카데미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박민우는 "선수들 사이에서 좋다는 얘기도 있고, 마침 친분도 있어서 찾아오게 됐다"고 했다. 박세혁 김주원 등 다른 NC 선수들은 물론이고 다른 팀에 속한 프로선수들도 방문한다고.

▲ J스포츠베이스볼아카데미에서 훈련하는 박민우 ⓒ 신원철 기자
▲ 박민우 ⓒ곽혜미 기자

박민우가 박민우로 돌아온 한 해였다. 2021년과 2022년 모두 2할 6푼대 타율에 머물렀던 박민우는 올해 124경기에서 타율 0.316과 출루율 0.381을 기록했다. 3할 타율 0.380 이상의 출루율, 120경기 이상 출전 모두 NC가 우승했던 2020년(126경기 타율 0.345 출루율 0.402) 뒤로는 처음이다.

박민우는 "올해는 출발이 좋았다. 작년에는 출발이 안 좋았다. 원래 페이스가 늦게 올라오는 편이기도 한데, 작년에는 여러가지 일(2021년 방역지침 위반으로 인한 출전정지 징계로 2022년 5월에야 첫 경기에 나왔다)도 있었고, FA를 앞둔 시즌이기도 해서 부담감이 컸다. 그래서 제대로 못 한 것 아닌가 싶다. 올해는 마음이 편했다. 운도 많이 따랐다"고 돌아봤다.

작년에는 451타석에서 42볼넷 55삼진, 올해는 509타석에서 40볼넷 57삼진을 기록했다. 볼넷과 삼진 비율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는데 타율이 0.267에서 0.316으로 크게 올랐다. 박민우는 "영업 비밀"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사실 크게 바뀐 것은 없다. 신인 때부터 늘 똑같이 했다. 결국은 멘탈 같다. 기술적인 차이도 있겠지만 그건 미세한 문제다. 내 멘탈이 더 중요하다"고 얘기했다.

박민우는 "높은 공이 약점이지만 솔직히 높은 공을 잘 치려는 훈련은 따로 하지 않는다. 약점이 없는 타자는 없다. 누구나 약점은 있는데, 나는 그 약점을 보완하기보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단 이런 방향성을 구단 차원에서 정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것도, 약점을 메우는 것도 모두 본인의 판단을 신뢰한다.

▲ 박민우 박건우 ⓒ곽혜미 기자
▲ 박민우가 볼 판정에 흥분한 기색을 보인 페디를 다독이고 있다. ⓒ곽혜미 기자

분위기의 힘을 크게 느낀 1년이다. 박민우는 "작년에는 팀 성적이 그렇게 좋지 않았고, 또 포스트시즌에도 못 나가서 나 역시 쳐지는 느낌이 있었다. 올해는 성적이 좋아지고 분위기도 밝아져서 나도 흐름을 타면서 잘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그 분위기의 무서움을 느끼기도 했다. NC는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역전승을 거둔 뒤 3위 SSG 랜더스와 준플레이오프를 단 3경기 만에 끝내버렸다. 2위 kt 상대로도 첫 2경기를 잡으면서 한국시리즈를 눈 앞에 뒀다. 그런데 플레이오프 3차전부터 내리 3경기를 지면서 한 시즌을 마쳤다.

박민우는 "그 분위기라는 게 참 무섭다는 생각을 했다. 한 번 지니까 내리 3연패더라. 아쉽기는 한데, 그래도 모든 선수들이 많은 것을 느낀 1년이었다. 좋은 경험을 많이 얻은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얘기했다. 또 "사실 이겨도 지치는 감은 있다. 지면 더 크게 온다"며 "사실 이동이 너무 힘들었다. 지방에서 오다 보니 이동거리 때문에 힘든 면이 있었다. 마침 시즌 막판에도 원정 이동이 잦았는데 그게 영향이 컸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제는 그 분위기를 이끌어야 하는 위치에 있다. 박민우는 "책임감이 커진다. 인사하는 일보다 인사 받는 일이 더 많아진다. 게다가 우리 팀이 유독 평균 연령이 어리다 보니까 일찍 베테랑 취급을 받는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베테랑이 되다 보니 어떻게 어린 선수들을 이끌어가야 할지, 동시에 개인 성적을 어떻게 낼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런 책임감이 커진다"고 덧붙였다.

▲ 박민우 ⓒ곽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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