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배우 고(故) 이선균이 영면에 들었다. 유족과 동료들은 그의 마지막 가는 길을 함께하며 오열했다.
29일 오전 11시 30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 유족과 동료들이 모인 가운데 이선균의 발인식이 엄수됐다.
중학생인 이선균의 큰아들이 영정 사진을 들고 장례식장을 나섰고, 아내 전혜진은 둘째 아들 손을 잡고 눈물을 흘리며 뒤를 따랐다. 유해를 운구하는 동안 유족들은 애통한 마음을 숨기지 못한 채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생전 이선균과 절친했던 동료 배우 이성민, 류승룡, 조진웅, 유해진, 공효진, 설경구, 김동욱, 류수영, 박성웅 등은 발인에 함께해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발인식은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유족 측과 합의를 거친 사진기자협회 대표 풀단이 현장에서 사진만을 담았다.
고인의 유해는 수원시 연화장에서 화장을 거쳐 경기 광주 삼성 엘리시움에 봉안될 예정이다.
이선균은 지난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공원에 세워진 차량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26일 밤 집을 나서기 전 아내 전혜진에게 '어쩔 수 없다', '이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것 같다'라는 유서 형식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소속사 대표에게는 광고, 영화 위약금을 언급하며 '미안하다'고 적은 것으로 전해졌다.
1999년 데뷔한 이선균은 오랜 시간 대중의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2007년 드라마 '하얀거탑', '커피 프린스 1호점' 등을 통해 비로소 대중의 인지도를 얻기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 '파스타'(2010), '골든 타임'(2012), 영화 '화차'(2012), '내 아내의 모든 것'(2012), '끝까지 간다'(2014) 등을 잇달아 성공시키며 흥행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2018년에는 아이유와 함께한 '나의 아저씨'에서 박동훈 역으로 '참어른'의 모습을 보여주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금까지도 각종 명대사와 명장면이 회자할 정도로 사랑받은 드라마다. 이선균의 대표작 중 하나로도 꼽힌다.
이듬해에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에서 박 사장 역을 맡아 월드 스타 반열에 올랐다. 이 영화는 그해 칸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과 미국 아카데미시상식 작품상을 받았다.
올해 초에는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잠'이 동시에 칸영화제에 초청받아 레드카펫을 밟으면서 커리어 정점을 찍었다. 전혜진과 두 아들도 칸영화제에 동행해 남편과 아버지에게 축하의 박수를 쳤다.
하지만 이선균은 지난 10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 향정 혐의로 입건돼 세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아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선균은 강남의 한 유흥업소 실장 A씨에게 속아서 약을 받았다고 주장했고, A씨의 협박을 받아 3억 5천만 원을 갈취당했다며 A씨 일당을 공갈 혐의로 고소하기도 했다.
간이 검사와 정밀 감정에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은 이선균은 "수면제인 줄 알았다"며 "마약을 투약했다는 증거는 A씨의 진술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해 왔다. 숨지기 하루 전날에는 변호인을 통해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경찰에 제출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선균의 사망에 따라 마약 투약 혐의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수사를 종결하고, A씨 일당을 공갈 혐의로 고소한 사건은 계속 수사할 방침이다.
한편 이선균의 유작은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와 '행복의 나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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