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은행연합회장 “올해 은행 경영환경 악화…‘상생’은 계속될 것”[신년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은행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올해부터 본격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생경제를 뒷받침하는 은행의 ‘상생’ 역할을 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조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민간부채의 누증과 초저출산 사회 진입에 따른 구조적 문제로 은행이 전통적 영업방식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며 “지난해부터 늘어나기 시작한 대손비용 또한 올해에는 은행에 본격적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는 ‘상생’을 꼽았다. 조 회장은 “은행과 우리 사회가 상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금융인은 금융 회복을 통해 경제생태계를 발전시켜 나갈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올해 은행 경영의 원칙으로 ▷경제 방파제로서의 기본 ▷고객 중심의 변화 ▷지속가능한 상생 등을 꼽았다. 조 회장은 “은행은 위기 시 경제의 방파제로서 질서있는 구조조정을 지원해 경제생태계에 재기의 씨앗을 뿌리는 역할을 수행했다”며 “건전성과 유동성을 관리하며 ‘비 오는 날 고객과 우산을 함께 쓰고 걸어나갈’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은행연합회는 역대 최대 규모인 2조원이 넘는 민생금융 지원방안을 마련했고, 다음달부터 지원방안을 실제 집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민생경제에 따뜻한 온기가 돌 수 있도록 국민과 동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소비자보호 체계 강화 등을 중점으로 고객중심의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조 회장은 “자산관리부문에서 완전판매, 적합성, 적정성 원칙 등을 중심에 두고 소비자보호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면서도 “금융-비금융 융합,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노력을 고객 중심으로 새로 추진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ESG 경영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에는 기후금융 기초 데이터베이스(DB)를 수립했고, 연간 1조원 규모의 사회적 책임 활동도 수행했다”며 “글로벌 추세에 따라 국내에서도 ESG 공시제도 강화방안이 마련되고 있으며, 책무구조도 도입 역시 본격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속가능한 상생을 위한 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또 원칙에 따른 은행 경영을 지원하는 은행연합회의 제도적 역할을 강조하고 나섰다. 조 회장은 “안정적인 수익성 확보를 통해 건전성과 유동성을 강화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사원은행의 변화 노력이 고객중심 가치를 제고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ESG 경영이 체계적으로 지속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제도를 구축하고 선진 사례를 연구해야 한다”며 “사원은행을 우선한다는 자세로 작은 변화의 흐름도 놓치지 않고 섬세하고 기민하게 대응하길 부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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