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전쟁…휴전 논의 지지부진, 이스라엘 “오판으로 민간인 사망” 인정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결국 해를 넘기게 됐다. 최근 이집트가 제안한 휴전안에 대한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가자지구 누적 사망자는 2만10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군은 자국군 오판으로 민간인과 인질이 숨진 사실을 이례적으로 인정했다.
28일(현지시간) AFP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가 제안한 휴전안을 검토하기 위해 하마스 고위 대표단이 29일 카이로를 방문한다. 한 하마스 관계자는 “방문 중 이집트 관계자들을 만나 휴전안에 대한 팔레스타인 세력의 반응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검토의 초점은 인질과 수감자 교환 방식, 교환 규모,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완전 철수”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집트는 지난주 이스라엘·하마스·미국·유럽 등에 ‘3단계 휴전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아 라시완 이집트 정보부(SIS) 국장은 28일 이집트가 휴전 중재안을 제시했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아직 당사자들 답변을 받지 못했다. 당사자 전원의 답변이 모이면 휴전 중재안을 구체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하마스 대표단과 이집트 정부의 논의가 어느 정도나 진전될지는 미지수다. 오사마 함단 하마스 대변인은 28일 기자회견에서 “가자지구에서 우리 국민에 대한 공격을 완전히, 최종적으로 중단하기 위한 모든 아이디어와 제안에 열려 있다”면서도 “부분적·일시적인 공격 중단에는 관심이 없다. 가자지구 내 인질은 완전한 휴전 이후에만 석방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마스의 이 같은 입장은 이스라엘 인질 40명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120명을 맞교환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이집트의 중재안과 배치되는 것이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전후 가자지구 통치 문제에 대한 입장이 정리되지 않았다. 이집트 중재안은 전후 하마스·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에 하마스까지 포함된 팔레스타인 정치 세력들이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했는데, 이는 ‘하마스를 뿌리 뽑겠다’는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와 충돌한다. 미국이 PA에 가자지구를 맡겨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 또한 걸림돌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후 가자지구의 안보는 이스라엘이 책임져야 한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28일 밤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전시 각료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연정 내 극우파의 반발로 취소됐다. 극우파는 PA가 전후 가자지구 통치를 맡는 안을 문제 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다음달 2일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이다.
휴전 논의가 지체되는 사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 누적 사망자는 28일 기준 2만1320명에 이르렀다. 유엔아동기금(유니세프)에 따르면,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지난 12주 동안 아동 83명이 사망하며 사상 최악의 피해를 기록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지난 24일 가자지구 중부 알마가지 난민촌에서 무고한 민간인이 사상했다며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당시 폭격으로 민간인 약 70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군은 “예비 조사 결과 폭격이 이뤄지는 동안 목표물 근처 다른 건물에 타격이 가해져 민간인들에게 의도치 않은 피해를 준 것으로 보인다”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이번 일로 교훈을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서영 기자 westz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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