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하수정 기자] 배우 고(故) 이선균이 짧은 생을 뒤로 하고 유족들과 동료들의 배웅 속에서 영면에 들었다. 향년 48세.
29일 오전 서울 연건동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서는 고 이선균의 발인이 엄수됐다.
이날 발인식에는 아내 전혜진을 비롯해 소속사 대표, 절친이자 배우 윤희석, 해외 유학 중 귀국한 아들, 그리고 수많은 동료들도 함께 했다.
상주로 이름을 올렸던 전혜진은 남편 이선균의 발인식 내내 눈물을 참지 못하고 오열했고, 절친 윤희석은 가장 앞에서 운구 행렬에 동참했다. 그도 친한 친구를 떠나보내면서 눈물을 흘렸다.
특히 이선균의 장남이자 중학생인 첫째 아들은 영정사진을 들고 제일 앞에 섰다. 아직 어린 아들은 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들고 담담한 표정으로 나섰고, 이를 지켜보는 주변 사람들마저 울컥하게 만들었다.
상주로서 장례식 내내 빈소를 지킨 전혜진은 남편 이선균의 영정사진 등이 운구 차량에 실릴 때, 더욱 눈물을 쏟았다. 동시에 아들 옆으로 다가가 감싸 안아주는 등 힘든 상황 속에서도 마지막까지 엄마의 역할을 다하기도 했다.
앞서 이선균은 사망 전날까지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해 조사를 받은 가운데, 억울함을 토로하며 거짓말 탐기지 조사를 요청했다. 고인은 강남 유흥업소 실장 A씨와 A씨의 자택에서 수차례 마약을 투약한 혐의로 입건돼 최근까지 경찰 조사를 받았고, 사실상 모든 검사에서 마약 음성 판정을 받았다. 사망 전날에도 이선균 측은 마약 투약 혐의와 관련된 증거가 A씨의 진술밖에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을 향해 물증 없는 수사란 비판도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러다 지난 27일 오전 10시 12분께 '유서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는 112 신고가 접수됐고, 경찰은 오전 10시 30분께 이선균의 차량을 발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선균은 서울 종로구의 와룡공원 인근에 세워진 차량 내에서 의식 불명으로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는 "안타까운 소식을 전하게 돼 죄송하다. 이선균 배우가 12월 27일 세상을 떠났다. 비통하고 참담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며 "부디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이 억울하지 않도록 억측이나 추측에 의한 허위사실 유포 및 이를 토대로 한 악의적인 보도는 자제해 주시길 정중히 부탁드린다. 장례는 유가족 및 동료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하게 치러질 예정"이라며 공식 입장을 내놨다.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호실에 이선균의 빈소가 마련됐고, 상주는 아내 전혜진이 이름을 올렸다. 28일 오전 고인의 입관식이 진행됐고, 영화, 가요, 예능 등 문화계를 아우르는 수많은 조문객들이 장례식을 찾아 고인의 마지막 길을 추모했다.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고인을 애도하는 추모글이 쏟아졌는데, 이 과정에서 김이나, 이지훈 등이 추모 메시지를 올렸다가, 논란에 휩싸여 삭제하는 일이 벌어졌다. 개인의 추모글을 넘어 글 안에 은근히 대중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뉘앙스가 담겼던 것. 고인을 떠올리면서 슬프고 안타까운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선균의 죽음을 왜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는 듯한 태도가 갑론을박을 불러왔다.
이와 함께 경찰을 향해 이선균의 마약 투약 혐의를 둘러싸고, "경찰의 무리한 수사가 아니었냐?" "강압적인 수사가 의심된다" 등의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인천경찰청 측은 28일 "강압수사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박했고, "모든 조사는 피의자 이선균 씨의 동의를 받아서 진행했다. 수사 중 돌아가신 점에 대해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희중 인천경찰청장은 "고인께서 사망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유족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면서도 "일부에서 제기한 경찰의 공개 출석 요구나 수사 사항 유출은 전혀 없었다. 수사는 구체적인 제보와 증거를 토대로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며 무리한 수사, 내사 정보 유출 등에 대해 선을 그었다.
이어 "첫 조사 때는 고인이 '다음에 진술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구체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2차 조사 후 추가 증거를 확보해 지난 23일 다시 조사했다"며 "(3차) 조사 당시 변호인이 '공갈 사건의 피해자 조사를 같이 진행해 한 번에 마무리해달라'고 요청했다. 고인의 진술을 충분히 들어주는 차원에서 장시간 조사가 진행됐다. 당시 심야 조사도 변호인이 참여한 상태에서 고인의 동의를 받아 진행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조사·압수·포렌식 등 모든 과정에 변호인이 참여했고 진술을 영상녹화 하는 등 적법한 절차를 준수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윤희근 경찰청장 역시 "경찰 수사가 잘못돼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는 데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개인적으로 이 씨를 좋아하는데 안타깝고 깜짝 놀랐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