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한 마디에…조직까지 바꾼 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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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회장 제도는) 폐쇄적으로 운영돼 외부 신인 발탁과 외부 경쟁자 물색을 차단하는 부작용이 있다. 특정 금융지주를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부회장 제도가 (다른 후보를) 회장이나 행장 등 유리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들러리로 세우는 형태로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
부회장 제도는 금융지주 핵심 사업 부문의 협업체계를 강화해 경영 효율을 높이고, 회장에게 집중된 권한과 업무를 분산하기 위해 도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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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후보에 기회' 명분 불구 "과도한 개입"
[아이뉴스24 박은경 기자] "(부회장 제도는) 폐쇄적으로 운영돼 외부 신인 발탁과 외부 경쟁자 물색을 차단하는 부작용이 있다. 특정 금융지주를 말하긴 조심스럽지만, 부회장 제도가 (다른 후보를) 회장이나 행장 등 유리한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들러리로 세우는 형태로 선임 절차가 진행되는 건 적절하지 않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기자들과 만나 부회장 직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KB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은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한 마디에 백기를 들었다. 부회장 직제를 폐지하고 조직개편 코드까지 당국에 맞췄다.
KB금융그룹은 지난 28일 부회장 직제를 4년 만에 폐지했다. 대신 '내부 인재 중심의 선순환 경영 승계'라는 새로운 해법을 제시했다. 승계 방식을 변경한 것이다. 하나금융그룹도 지난 27일 부회장 직제를 폐지하고 '부문 임원' 제도를 도입했다.
부회장 제도는 금융지주 핵심 사업 부문의 협업체계를 강화해 경영 효율을 높이고, 회장에게 집중된 권한과 업무를 분산하기 위해 도입됐다. 후계자 양성과 안정적인 경영 승계를 위한 검증 수단으로도 활용됐다.
양종희 회장도 2020년 KB금융지주가 10년 만에 부회장직을 부활시킬 때 이름을 올리면서 포스트 윤종규로 주목받기 시작했고, 함영주 회장도 지난 2016년 부회장에 오르면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후 하나금융지주가 2021년 '함영주·지성규·이은형' 부회장 체제를 구축하고, KB금융지주도 2022년 이동철·허인·양종희 3인 부회장 체제를 도입하면서 차기 회장을 둘러싼 3강 구도를 형성했다. 부회장직은 차기 CEO가 되는 등용문으로 여겨지는 절차였으나, 이 원장이 부회장 제도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폐지하게 됐다.
부회장 제도뿐만이 아니다. 조직개편도 감독 당국이 주문하는 '상생 금융' 코드에 맞췄다. KB금융은 'ESG본부'를 'ESG상생본부'로 격상시키고, 신한은행도 '상생금융부'를 신설했다. 하나금융은 '상생금융지원 전담팀'과 은행에 상생금융센터까지 설립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29일 "감독 당국이 부회장 제도까지 개입하는 건 과도하다"며 "외부 후보에 공평한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것이지만, 은행은 안정이 중요해 내부 경험이 있는 인물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관계자도 "금융회사가 사회공헌기업도 아닌데 조직과 경영은 경영진과 주주들에게 맡겨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은경 기자(mylife1440@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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