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부펀드, 지배구조 개선한다더니 수백억 단기차익

이인준 기자 2023. 12. 29.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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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KCGI가 DB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통해 또 다시 수백억원대 단기 차익을 챙겼다.

KCGI는 DB그룹과의 주식 거래를 통해 1650억원을 현금으로 확보했고, 400억원 어치 DB하이텍 지분 1.42%를 여전히 보유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DB그룹과 KCGI간 경영권 분쟁이 이번 주식 거래로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해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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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안돼 200억 차익…일부 지분 보유로 명맥만 유지
제조업 한파 속 사모펀드만 득세 우려 높아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일명 '강성부펀드'로 불리는 KCGI가 DB그룹과 경영권 분쟁을 통해 또 다시 수백억원대 단기 차익을 챙겼다. KCGI가 이번에 주식을 매집한 뒤 되팔아 차익을 실현한 기간은 단 1년 이내에 그친다. 이에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펀드 명분은 없고, 제조업체를 압박해 개인 투자자를 위한 단기 차익을 노리는 펀드일 뿐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CGI가 이번에 DB Inc.에 매각한 DB하이텍 주식은 250만주(5.62%)다. 매각대금은 1650억원으로 알려졌다. 1주당 금액은 6만6000원으로, 같은 날 종가(5만8600원) 대비 13% 프리미엄이 붙은 금액이다.

KCGI는 이 지분 매각을 통해 200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는 KCGI가 DB하이텍 지분을 확보하는데 1800억원 이상을 투입한 것으로 본다. KCGI는 지난 3월 DB하이텍 지분 92만8300주(2.1%)를 매입하며, 지분률이 처음 시장에 공개됐다. KCGI는 DB하이텍 지분 220만주(4.95%)를 확보했고, 추가 매입으로 지분을 7.05%(312만8300주)로 늘렸다.

KCGI의 마지막 투자 단가는 1주당 6만2297원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상징적인 가격일 뿐, 전체 평균 매입단가는 이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추정된다. DB하이텍 주가의 최근 최저점은 지난해 9월30일 3만4800원으로 이후 KCGI가 올들어 4만~5만원대에 집중 매집했을 가능성이 높다.

KCGI는 DB그룹과의 주식 거래를 통해 1650억원을 현금으로 확보했고, 400억원 어치 DB하이텍 지분 1.42%를 여전히 보유한 상태다. 이는 보유지분을 모두 팔고 떠날 경우, KCGI의 지배구조 개선 명분까지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다.

DB그룹은 KCGI의 지분 7.05% 매입으로 더없이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전직원이 피땀 흘려 쌓은 DB하이텍 신화는 KCGI 지분 7.05% 압박에 흔들렸다. DB그룹은 급기야 주주친화 정책 일환으로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등 주주환원율을 30%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경영권 분쟁 마무리…제조업 겨냥한 행동주의 펀드 우려

업계에서는 DB그룹과 KCGI간 경영권 분쟁이 이번 주식 거래로 사실상 마무리된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나 KCGI 펀드의 성격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는 더 높아지고 있다.

KCGI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장기 투자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결과적으로 일반 사모펀드와 똑같은 '시세차익'만을 추구한다는 지적이다.

당장 이번 DB하이텍 주식 거래에서도 볼 수 있듯 지배구조에 약점이 있는 기업을 지목해 지분을 매집한 뒤,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고, 단타성 지분 거래로 차익을 챙기고 빠져나가는 행태다.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 주식 투자 당시에도 단 1년 만에 지분을 정리하고 빠져나갔다.

DB하이텍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로, 경기와 밀접한 반도체 업종에 속한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 KCGI 펀드의 공격까지 받으며 주가가 요동치는 혼란을 보였다. 올 초 3만6600원이었던 DB하이텍 주가는 올 들어 한때 8만원을 넘겼다 최근에는 5만원까지 떨어지며 주가가 롤러코스터 상황을 맞았지만 결과적으로 DB그룹에 보유지분 대부분을 되팔며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겼다.

☞공감언론 뉴시스 ijoin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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