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 야마모토' 한솥밥 원했는데…열받은 '美·日 196승' 레전드 "액션 없었던 SD, 미팅도 못했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아무런 액션이 없었다. 정말 슬프다"
일본 '풀카운트'와 '스포니치 아넥스' 등 현지 복수 언론에 따르면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29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음성 전달 어플리케이션인 'stand.fm'을 통해 LA 다저스로 이적한 오타니 쇼헤이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지난해 '억만장자 구단주' 스티브 코헨의 자금력을 앞세워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부으며 전력을 보강, 스토브리그의 '주인공'이 됐던 팀이 뉴욕 메츠라면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독보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팀은 다저스다. 다저스는 그야말로 스토브리그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저스는 지난 8일 전세계 프로 스포츠 역사를 새롭게 쓰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바로 '만장일치 MVP' 2회에 빛나는 오타니와 계약이었다. 'FA 최대어'로 불린 오타니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구단의 재정을 떠나서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모두가 오타니의 영입에 관심을 가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특히 오타니의 행선지가 다저스로 정해지기 직전, 오타니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계약을 맺기 위해 토론토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는 오보까지 나올 정도로 열기는 뜨거웠다. 당초 오타니의 예상 몸값으로는 5~6억 달러(약 6450~7743억원)였는데, 다저스는 세계 프로 스포츠 사상 최대 규모인 10년 '7억 달러'를 제안한 끝에 오타니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오타니를 영입한 다저스는 곧바로 탬파베이 레이스와 트레이드를 통해 타일러 글래스노우를 영입했고, 5년 1억 3650만 달러(약 1756억원)의 연장 계약을 맺었다. 게다가 오타니 다음으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뜨거운 시선을 보낸 야마모토 요시노부에게 12년 3억 2500만 달러(약 4194억원)의 초대형 계약을 안기면서 스토브리그를 지배하고 있다.
특히 다저스는 야마모토를 품는 과정에서 '디테일'에 신경을 많이 썼다. 야마모토는 뉴욕 메츠로부터 12년 3억 2500만 달러, 뉴욕 양키스에게는 옵트아웃이 포함된 10년 3억 달러를 제안받았는데, 다저스는 야마모토에게 6년차, 9년차까지 두 번의 옵트아웃을 제공하기로 했고, 세금 징수를 피할 수 있는 5000만 달러(약 645억)의 계약금까지 약속하면서 야마모토를 품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소속인 다르빗슈는 오타니에 이어 야마모토까지 '라이벌' 팀인 다저스에 입단한 것에 아쉬운 마음을 드러냈다. 일본 복수 언론에 따르면 다르빗슈는 'stand.fm'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오타니와 야마모토가 모두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것에 대해 "매우 슬프다. 뭐랄까. 이 기분. 슬프네요"라고 말했다.
다르빗슈가 아쉬움을 드러낸 이유는 있다. 바로 두 구단이 양키스-보스턴과 마찬가지로 매우 유명한 라이벌 팀이기 때문이다. 그는 "다저스 구단이 좋다는 것을 아고 있다. 굉장히 치밀하고, 모두가 야구를 열심히 한다. 그러나 나는 지금 샌디에이고 소속이기 때문에 항상 다저스 쓰러뜨리고 싶다는 생각이었다. 다저스에서 뛰었기 때문에 더욱 무너뜨리고 싶은 상대가 다저스"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계속해서 다르빗슈는 "1년 전 오타니도, 야마모토도 샌디에이고와 계약을 할 수 있다면, 일본인 선수들이 모여서 다저스를 쓰러뜨리고 싶다는 상상을 했었다"고 털어놨다.
다르빗슈의 가장 아쉬워했던 것은 구단의 움직임이었다. 실제로 다르빗슈는 지난해 샌디에이고와 6년 1억 800만 달러(약 1393억원)의 연장계약을 체결할 당시 A.J. 프렐러 단장에게 "내가 이런 계약을 맺으면, 야마모토와 계약이 불가능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그만큼 실력이 출중한 일본인 선수가 샌디에이고 유니폼을 입기를 바랐다.
다르빗슈는 "오타니에게도, 야마모토에게도 구단은 아무런 액션이 없었다. 미팅도 하지 못한 채 다저스와 계약을 맺었다. 이 때문에 힘이 빠졌다"며 "솔직히 진짜 슬프다"는 말을 반복하며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일본프로야구 역대 최연소 200세이브를 기록한 마쓰이 유키와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을 곁들였다. 다르빗슈는 "하지만 마쓰이가 와줬다. 마쓰이와 함께 정말로 노력하겠다"고 두 주먹을 힘껏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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