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부적절 관계 의혹' ML 천재유망주, 도망자 신세 전락…2348억 허공에 날리나

윤욱재 기자 2023. 12. 29.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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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완더 프랑코

[스포티비뉴스=윤욱재 기자] 메이저리그의 '차세대 슈퍼스타'로 꼽혔던 탬파베이 레이스의 '특급 유망주' 완더 프랑코(22)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은 의혹을 받고 있는 프랑코는 모국인 도미니카공화국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하고 있어 그에 대한 의혹은 점점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을 포함한 복수 언론들은 29일 "프랑코가 도미니카공화국 검찰이 내린 소환에 불응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ESPN'은 "올가 디나 라베리아스 검사가 프랑코에게 산토도밍고에 위치한 검사실로 출두하라는 명령을 내렸으나 프랑코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라면서 "디나 라베리아스 검사 측은 프랑코에 관한 조사를 계속할 것이라 밝혔으나 자세한 사항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라고 전했다.

프랑코는 이달 초 도미니카공화국에 귀국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여전히 검찰의 소환 요구에는 불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프랑코가 자신의 법무팀을 모두 해임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것이 검찰 소환에 불응하는 이유 중 하나로 분석하는 시선도 있다. 프랑코가 새로운 법무팀을 갖추고 나면 검찰 소환에 응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지금까지 프랑코와 연루된 미성년자는 3명으로 알려진 상태다. 이날 'ESPN'은 "현재까지 최소 2명이 프랑코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또다른 미성년자와 관계를 맺은 혐의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아직까지는 정식으로 고소한 사실은 없다"라고 전했다.

도미니카공화국 검찰의 조사와 더불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서도 별도로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프랑코의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그가 선수 생활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앞으로 메이저리그를 호령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던 '특급 유망주'의 몰락은 야구계에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프랑코는 자신과 관련한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으나 성폭력과 가정폭력에 엄격한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커보인다.

프랑코는 지난 2017년 탬파베이와 국제 아마추어 자유계약을 맺었고 메이저리그 유망주 랭킹에서 꾸준히 1위 자리를 지켰던 특급 유망주다. 2021년 20세의 나이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처음 밟은 프랑코는 70경기에 나와 타율 .288 7홈런 39타점 2도루를 기록하면서 순조롭게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 완더 프랑코
▲ 완더 프랑코
▲ 완더 프랑코

그러자 탬파베이가 움직였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70경기만 뛴 프랑코였지만 탬파베이는 프랑코의 재능과 성장 가능성에 홀딱 반했고 2021년 11월 프랑코와 11년 1억 8200만 달러(약 2348억원)에 연장 계약을 체결하는 결단을 내린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가난한 구단 중 하나로 꼽히는 탬파베이의 선택은 프랑코가 얼마나 역대급 유망주인지 알 수 있게 한 대목이었다.

프랑코는 지난 해 손목 부상이 찾아오면서 83경기만 뛰는데 만족해야 했다. 성적 또한 타율 .277 6홈런 33타점 8도루로 데뷔 시즌이던 2021년과 크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프랑코를 향한 엄청난 기대는 여전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지난 1월 2023시즌 탬파베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칠 선수로 프랑코를 선정하면서 그가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 5.5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였다.

'MLB.com'은 "프랑코가 지난 2022시즌에는 손목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으나 83경기에 나와 메이저리그 전체 유망주 1위로 꼽힌 기대에 부응했다"라면서 "프랑코가 2023시즌에는 메이저리그 톱 10에 걸맞은 활약을 할 것이라 예상한다. 홈런 16개와 도루 10개를 기록할 것이며 유격수로 풀타임을 뛰면서 낮은 삼진 비율을 기록할 것이다"라고 큰 기대를 나타냈다. 당시 'MLB.com'은 지난 해 83경기 출전에 그친 프랑코를 메이저리그 유격수 랭킹 10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 기대는 현실로 이뤄지는 듯 했다. 프랑코는 4월 한 달 동안 홈런 5방을 폭발하면서 탬파베이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다. 프랑코의 4월 성적은 타율 .300 5홈런 17타점 6도루였다. 5월에도 타율 .296 2홈런 12타점 14도루로 상승세를 이어간 프랑코는 6월에는 타율 .255 2홈런 11타점 6도루, 7월에는 타율 .202 4홈런 9타점 3도루로 주춤했으나 8월에는 타율 .415 4홈런 9타점 1도루로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예기치 못한 일이 터졌다. 바로 사생활에 문제를 노출한 것이다. 지난 8월이었다. "프랑코가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내용의 폭로 글이 SNS를 통해 전해지면서 팬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안겼다.

그러자 도미니카공화국 검찰은 프랑코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고 탬파베이 구단도 프랑코를 제한선수 명단에 올리는 한편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무기한 행정 휴직 처분을 내리면서 프랑코는 8월 13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을 마지막으로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당시 5타수 1안타에 삼진만 3차례를 당한 것이 프랑코가 남긴 마지막 경기에서의 성적표다.

▲ 완더 프랑코
▲ 완더 프랑코
▲ 완더 프랑코

올해 프랑코가 112경기에서 남긴 성적표는 타율 .281 17홈런 58타점 30도루였다. 만약 그가 자신과 둘러싼 의혹이 불거지지 않았다면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하는 시즌을 치렀을 것이 분명하다.

탬파베이는 한 순간에 주전 유격수를 잃는 중대한 위기를 맞았지만 99승 63패로 정규시즌을 마무리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했다. 101승을 거둔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밀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2위에 오르는데 만족해야 했지만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 무대에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탬파베이는 와일드카드 시리즈에서 텍사스 레인저스에 힘 한번 써보지 못하고 탈락하고 말았다. 와일드카드 시리즈 2경기 모두 안방에서 열렸지만 2패를 당하고 만 것이다. 특히 2경기에서 총합 1득점에 그친 것은 충격 그 자체였다. 만약 대형스타의 자질을 갖춘 프랑코가 있었다면 결과는 달라졌을까.

탬파베이를 꺾는 이변을 연출한 텍사스는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볼티모어를 3연승으로 누른데 이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전통의 강호' 휴스턴 애스트로스를 4승 3패로 제압하는 놀라운 행보를 보였다. 결국 텍사스는 월드시리즈에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4승 1패로 누르고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달성하는 감격을 맛봤다. 텍사스가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도달하는데 그 시작은 '99승' 탬파베이를 제압한 것에서 비롯됐다.

현재 프랑코와 탬파베이의 미래는 불투명한 상태다. 미성년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프랑코는 아직까지 관계 당국의 소환에 불응하면서 의혹만 증폭시키고 있고 탬파베이는 자금력 문제로 10승 투수인 타일러 글래스나우를 LA 다저스로 트레이드하는 등 전력 손실이 불가피한 상태다. 글래스나우는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는 선수. 탬파베이는 글래스나우가 FA로 빠져나가기 전에 트레이드를 하기로 선택했다. 다저스는 글래스나우를 품에 안자마자 5년 1억 3656만 2500달러(약 1762억원)에 장기계약을 맺었다.

그렇다면 프랑코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까. 역시 '괴짜투수' 트레버 바우어의 사례를 꺼내지 않을 수 없다. 성폭력 의혹으로 2년(324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바우어는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로 거취를 옮겨야 했다. 바우어는 신시내티 레즈 시절이던 2020년 11경기에 등판해 73이닝을 던져 5승 4패 평균자책점 1.73으로 맹활약하고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고 LA 다저스와 3년 1억 200만 달러에 FA 계약을 체결, 그해 17경기에서 107⅔이닝을 던져 8승 5패 평균자책점 2.59로 승승장구했으나 성폭력 의혹이 불거지면서 결국 다저스를 떠나야 했고 올해 일본으로 무대를 옮겨 19경기에서 130⅔이닝을 투구, 10승 4패 평균자책점 2.76으로 활약했다. 바우어는 메이저리그 재입성을 타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렇다할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는 검찰의 소환 요구에 불응하고 있는 프랑코가 언제까지 '회피'만 할 수 있을지는 두고봐야 한다. 한때 메이저리그를 호령할 차세대 슈퍼스타로 거론된 선수가, 그것도 70경기만 뛰고 2348억원에 달하는 거액의 장기 계약을 따낸 선수가 '도망자' 신세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사람의 일은 알다가도 모르는 법이다.

▲ 트레버 바우어
▲ 트레버 바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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