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건설은 시작일 뿐?…'유동성 위기' 건설사에 쏠리는 눈

이소은 기자 2023. 12. 29.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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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능력평가 16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줄도산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태영건설과 함께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제기된 다른 건설사들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다.

이번 태영건설 위크아웃 신청으로 금융사들이 건설사 대상 PF 대출을 조이면 내년 상황은 더 힘들어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6개 건설사 합산 PF 보증 규모는 28조300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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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유동성 문제를 겪고 있는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28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한 직원이 모니터를 확인하고 있다. 2023.12.28/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시공능력평가 16위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 줄도산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태영건설과 함께 유동성 위기 가능성이 제기된 다른 건설사들에 대한 우려의 시선이 많다.

미분양이 전국 최다인 대구에서 고전을 겪는 S건설이 대표적이다. S건설은 시공능력평가 32위의 건설업체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태영건설과 함께 S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부정적(Negative)으로 변경했다.

S사 브랜드 아파트 의 분양 저조로 대손인식(약 500억원) 본격화 되면서 S건설의 지난 3분기 누적 영업적자는 903억원을 기록했다. 3개 사업장의 분양률은 20%대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부채비율도 '고위험' 수준인 470%로 전년(265%) 대비 크게 증가하는 등 재무 부담도 가중된 상황이다. 분양 사업장 공사비 회수 지연, 골프장 증설 용지 매입 등으로 순차입금은 2374억원(별도)까지 확대됐다.

서채훈 한기평 연구원은 "분양률이 저조한 사업장의 경우, 분양경기 위축에 따른 추가 대손인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높은 원가 부담, 분양경기 불확실성을 감안 할 때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시공능력평가 19위인 K사는 PF금액 1조1000억원 중 미착공 사업 비중이 61.2%(6121억원)에 달한다. 심지어 대전 봉명동 오피스텔, 대전 선화동 주상복합 3차, 울산 야음동 공동주택 등 미착공 사업 대부분이 분양률이 저조한 지방 현장이다. 이들 사업장의 PF 우발채무 만기는 대부분 내년 1분기에 몰려있다. 3분기 기준 부채비율도 313.0%로 '위험' 수준이다.

시공능력평가 8위 L사 역시 PF 우발채무 우려가 큰 업체로 꼽힌다. 3분기 PF 보증은 5조8000억원(연결)으로 지난해 말 6조8000원 대비 축소됐지만, 여전히 자기자본, 유동성 대비 과중하다는 평가다. 특히 대부분이 1년 이내 만기로 구성돼 단기적 차환 부담이 내재해있다. 도급사업 PF 보증의 75%가 미착공 사업장이라는 점도 리스크 요인이다.

이에 대해 L사 관계자는 "현금성 자산보유량이 2조원 수준으로 자금 여건은 양호한 편"이라며 "최근에는 사업성이 좋은 곳만 선별적으로 수주하고 기존 수주 물량의 착공, 분양을 최대한 앞당기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태영건설 위크아웃 신청으로 금융사들이 건설사 대상 PF 대출을 조이면 내년 상황은 더 힘들어질 것이란 예상이 많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9월 말 기준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상위 16개 건설사 합산 PF 보증 규모는 28조3000억원에 달한다. PF 만기가 짧아 1년 이내 도래하는 대출 비중은 60% 수준이다.

이경자 삼성증권 팀장은 "태영건설은 과중한 PF 보증으로 PF 리스크가 시공사로 전이되고 있음을 시사한 사례"라며 "20위권 내 시공사의 워크아웃 결정은 시장에 상당한 영향력을 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 PF 시장은 정상화를 위한 구조조정이 본격화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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