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반대에도 포스코 '마이웨이'…최정우 3연임은 '난기류'
최경민 기자 2023. 12. 29. 13:31
포스코가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해 '마이웨이'를 선언했다. 최대주주 국민연금의 반대 목소리에도 흔들리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다만 최정우 현 회장의 3연임 도전은 난기류를 만났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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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선임 공정한가?"에 "공정하다" 맞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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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문은 국민연금이 열었다. 국민연금은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지분율 6.7%)다. 김태현 국민연금 이사장은 28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포스코홀딩스 대표선임은 내외부인 차별없는 공평한 기회가 부여되어야 하며,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공개적으로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현재의 CEO후보추천위원회(후추위)가 공정한 회장 후보자 심사를 할 수 있겠냐는 취지의 발언이었다. 후추위는 총 7명으로 위원장인 박희재 서울대 공과대학 교수를 비롯해 전원 포스코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모두 최정우 회장의 임기 내에 선임·재임이 결정된 인물들이어서 공정한 평가가 불가능할 것이란 시각을 국민연금이 드러낸 것이다.
포스코는 곧바로 반격에 나섰다. 박희재 CEO후보추천위원장은 이례적으로 29일 새벽에 자료를 내고 "독립적으로 투명하고 공정하게 차기 회장 심사절차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며 "현 회장(최정우)의 지원여부에 전혀 관계없이 오직 포스코의 미래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어느 누구에게도 편향없이 냉정하고 엄중하게 심사에 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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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연임' 손 봤긴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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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발표한 신(新) 지배구조 관련 규정에 맞춘 차기 회장 선임 프로세스를 흔들림없이 진행하겠다는 게 현재까지 포스코의 입장이다. 후추위는 다음달 8일까지 내외부 후보자 지원 및 추천을 받고, 다음달 중순 20~30명 정도의 롱리스트를 마련한다. 이후 외부 저명인사들로 구성한 인선자문단의 자문을 받아 숏리스트를 압축하고, 최종후보를 압축한다. 오는 3월 주주총회 의결이 목표다.
이미 '셀프 연임' 제도를 손 본만큼, 명분은 충분하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기존에는 포스코 회장이 연임 도전 의사를 밝히면, 단독후보가 돼 적격판단을 받았다. 이것을 현직 회장과 여타 후보자들이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토록 업그레이드했다는 것이다. 박 위원장은 "선임 과정을 수시로 투명하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히며 '깜깜이 프로세스' 논란을 잠재우려했다.
최대주주인 국민연금의 입김이 무시 못할 정도이긴 하지만, 지분율 자체는 6.7%에 그치고 있기도 하다. 소액주주 지분율이 75.5%에 달하기 때문에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제한적일 수 있다. 국민연금이 KT의 CEO 선임을 두 차례 뒤엎을 당시 지분율은 10.4%에 달했다. 현대차(7.7%)·신한은행(5.6%) 등 기관투자자들이 주요주주로 있었기에 KT 건에서는 국민연금의 목소리가 더욱 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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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최정우 3연임 불가'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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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최정우 회장과 포스코의 부담은 커졌다는 평가다. 국민연금의 참전으로 어쨌든 KT와 같은 수장 공백 사태까지 시나리오에 포함해야 하는 상황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김태현 이사장은 직접 'KT 사례'를 거론하며 "인선 단계부터 후보 추천에 이르기까지 주주의 의사가 반영될 수 있는 통로가 확보돼야 한다"고 힘을 줬다.
무엇보다 업계에서 국민연금의 메시지는 정부 차원의 '최정우 3연임 반대' 의사로 해석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2018년 7월) 취임한 최 회장은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정권과 어색한 사이를 유지해왔다.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 경제사절단에도 최 회장은 항상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 회장을 향한 '정권의 목소리'라는 해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압박이 거세질 경우 포스코 차원에서 회장 선임 절차의 일부 개선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
따로 공식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조용한 3연임 도전에 나선 것으로 파악되는 최 회장 입장에서 반길 상황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공정한 선임 절차'를 내세웠지만 결론이 '최정우 3연임'이면 "그럴 줄 알았다"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최 회장의 거취에 시선이 집중되는 가운데, 박희재 위원장은 그의 3연임 도전에 대해 "개인의 자유"라고 거리를 뒀다.
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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