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韓영화 결산③] 흥행작엔 이 배우가 있다...'신스틸러' 김종수·안세호
[TV리포트=김연주 기자] 올해 천만 관객을 달성한 두 편의 영화 '범죄도시3', '서울의 봄'. 올 여름 관객들의 마음에 원픽 영화로 자리매김한 '밀수', 추석 연휴 박스오피스 1위를 거머쥔 '천박사 퇴마 연구소: 설경의 비밀'(이하 '천박사'), 올해 마지막을 장식할 '노량: 죽음의 바다'까지. 2023년 사계절을 대표하는 각 한국 영화에 이름이 빠지지 않는 두 배우가 있다.
■ 충무로 프로출석러 김종수, 흥행 요정 대활약
배우에게 다작은 도전이다. 한 해 동안 n 편의 작품으로 관객과 만난다는 건 축복일 수 있지만, 그만큼 부담이 따른다. "저 배우는 매번 같은 연기를 한다"는 뼈아픈 비판을 피하긴 위해선 매 작품에서 조금이라도 다른 모습을 끄집어내야 한다. 배우 김종수는 그런 부담이 무색하게도 다양한 연기로 대중을 매료했다.
김종수는 올해 '유령', '드림', '밀수', '비공식작전', '천박사', '화란'까지 총 6편의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작품마다 '명품조연'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고, 특히 올여름 '밀수', '천박사'에선 주연 배우로서 기량을 발휘했다.
류승완 감독의 연출,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고민시 등의 활약상이 돋보이는 '밀수'에서 김종수는 권력을 남용해 사적인 이익을 취하는 세관 계장 이장춘을 연기했다. 눈빛만으로 탐욕을 표현했고, 각기 다른 개성을 내뿜는 캐릭터들을 압도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동시기 개봉한 '비공식작전'에서는 외무부 최 장관을 연기해 진정한 어른을 연기했다. '밀수'에서 선보였던 악당의 얼굴을 완벽하게 지워냈다.
여름 대작 2편에서 활약한 김종수는 한달 만인 추석 연휴에 '천박사'로 돌아왔다. 이번엔 코믹 연기였다. 극중 김종수는 천박사(강동원 분)와 오랜 인연을 지닌 골동품점 CEO 황사장 역으로, 천박사와 그의 기술직 파트너 인배(이동휘 분)와 의뢰받은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려냈다. 백발이 돋보이는 장발, 캐주얼한 패션, 친근함이 묻어나는 연기는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올해 OTT 부문 최고의 작품으로 꼽히는 '무빙'에선 정체가 의심스러운 정원고의 경비원 황지성으로 분했다. 김종수가 연기한 황지성은 학교에 잠입한 안기부 요원으로 극 후반부에 긴장감을 더하는 캐릭터였다.
1985년 연극 '에쿠우스'로 데뷔해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영화계에 진출한 김종수. 다소 늦은 출발이었지만, 뛰어난 캐릭터 소화력으로 대세배우라는 타이틀을 안았다. 그의 빛나는 활약 덕분에 올해 열린 각종 시상식 남우조연상 부문엔 김종수, 그의 이름 석 자가 빠지지 않았다. 제43회 한국영화평론가협회상, 제32회 부일영화상, 제28회 춘사국제영화제, 제10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상에서 남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제43회 영화평론가협회상에서 남우조연상을 수상한 그는 "40대 초반 늦은 나이에 영화를 처음 시작했는데, 상을 처음 받았다"며 "의미가 남다르다"고 뭉클한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범죄도시3'·'서울의 봄'까지...1000만 영화엔 안세호가 있다
2006년 뮤지컬 '지하철 1호선'으로 데뷔한 안세호는 무대는 물론 브라운관, 스크린을 넘나들며 입지를 다졌다. 단역과 조연임에도 눈에 띄는 비주얼과 강렬한 연기를 선보여 대중의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런 그의 포텐이 올해, 제대로 터졌다. 2023년 한국 영화 흥행 TOP3인 '범죄도시3', '서울의 봄', '밀수'에 모두 출연하면서 '신스틸러'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 것이다. 여기에 연말을 장식할 이순신 3부작의 마지막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까지 출연해 "안세호가 출연하면 흥행한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다.
올해 첫 천만을 달성한 한국 영화로 주목을 받은 '범죄도시3'에서 안세호는 일본의 거대 야쿠자 조직 토모 역으로 활약했다. 뛰어난 일본어 구사, 야쿠자 캐릭터에 어울리는 비주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실관람객 사이에선 일본 배우를 캐스팅한 게 아니냐고 반응했다. '밀수'에선 옥분(고민시 분)과 러브라인을 형성한 세관 계장의 오른팔 김수복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잔꾀로 사람을 매혹하는 옥분, 사리사욕을 충족하기 위해 권력을 남용하는 세관 계장 이장춘의 사이에서 완급조절을 하는 인물로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굵직한 두 작품으로 상반기를 꽉 채운 안세호는 하반기에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서울의 봄', '노량: 죽음의 바다'를 통해서다. 안세호는 '서울의 봄'에서 신군부 세력에 맞서는 수도경비사령부(수경사) 30경비단장 장민기를 연기해 분노를 유발했다. 이태신(정우성 분)이 사령관인 수도경비사령부 예하 부대 30경비단장임에도, 군사반란을 주도한 전두광(황정민 분)의 사조직 멤버로 활약해 공분을 샀다. 비교적 짧은 분량에도 극의 긴장감을 배가했다.
'노량: 죽음의 바다'에선 180도 다른 얼굴로 돌아왔다. 안세호는 극중 조선 중기의 실존 무신인 유형 장군 역으로 노량해전에서 전사한 이순신을 대신해 전투를 지휘한 인물로 활약했다. 용맹했던 유형 장군과의 비주얼 싱크로율이 흡사해 등장하자마자 극의 몰입력을 끌어올리는 데 큰 몫을 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연주 기자 yeonjuk@tvreport.co.kr / 사진= TV리포트 DB,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주)NEW
Copyright © TV리포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