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로 ‘100억 비자금’ 조성 의혹…한컴그룹 회장 차남 구속기소

한컴그룹 계열사가 지분 투자한 아로와나토큰 이용해 비자금 조성
NFT 구입‧주식 매입‧쇼핑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

(시사저널=조유빈 기자)

한글과컴퓨터 김상철 회장의 아들 김아무개씨가 지난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한글과컴퓨터그룹(한컴그룹) 계열사가 투자한 가상자산으로 100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로 김상철 한컴그룹 회장 차남이 재판에 넘겨졌다.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하준호 부장검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김 회장의 차남인 전 한컴그룹 계열사 이사 김아무개(34)씨와 아로와나토큰 발행업체인 아로와나테크 대표 A(47)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김씨와 A씨는 아로와나토큰을 이용해 100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하고 일부를 사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로와나토큰은 한컴그룹 계열사이자 블록체인 전문기업인 한컴위드가 참여해 만든 가상화폐다.

2021년 4월20일 첫 상장한 지 30분 만에 최초 거래가 50원에서 175배가 오른 5만3800원으로 가격이 폭등해 시세 조작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아로와나토큰은 지난 8월9일 상장 폐지됐다.

아로와나토큰 인출 권한을 갖고 있던 김씨는 A씨와 함께 2021년 12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토큰 1800만여 개를 가상자산 컨설팅 업자 및 가상자산 관리‧매각업자를 통해 운용‧매도해 96억원 상당의 수익을 냈다.

김씨는 해당 수익금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으로 바꿔 자신의 전자지갑에 보관하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 그는 비자금을 NFT(대체불가능토큰) 구입, 주식 매입, 신용카드 대금 지급, 백화점 물품 구입 등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선량한 투자자들이 가상화폐를 매수해 조성된 자금이 피고인들의 비자금 조성 및 개인적 사용에 이용돼 사업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며 "이에 따라 가상화폐 상장이 폐지돼 그 시세마저 급락함으로써 선의의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손실을 끼쳐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큰 사건"이라고 언급했다.

또 "피고인들의 불법에 상응하는 형이 선고되도록 공소 유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며, 가상자산시장의 불법과 반칙에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